습작 썸네일형 리스트형 15. 나의 글쓰기 습작 도우미 모로동 할머니 모로동 할머니는 아랫 담에 사셨다. 얼굴에는 온통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틀니가 없던 시절이라 그랬으리라. 이가 몽땅 빠진 할머니의 입은 마치 복주머니를 끈으로 조여 맨 입구 같았다. 내 유년 시절에 모로동 할머니는 하룻저녁도 빼놓지 않고 웃담에 있는 우리 집으로 오셨다. 물론 나의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며 놀려고 오셨지만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편지 한 장만 써다오.” 할머니는 한지를 덕지덕지 바른 호롱 등을 들고 오셨다. 바람이 센 날은 등 속의 호롱의 심지가 흔들려서 불이 꺼지기도 했다. 할머니의 닳은 흰 고무신은 종이처럼 얇았고 그게 찢어질 때면 실로 꿰매기도 했다. 할머니의 고쟁이 바지 속에는 구겨진 양면 괘지가 들어 있었다. 초등학교 2~3학년 때의 일인 것 같..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