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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6) 아들은 '말썽쟁이' 중학생님이었다 중학교에 배정된 날부터 아들과 실랑이가 시작되었다. 아들은 학교의 교칙에 따라 그렇게 짧게는 머리를 깎지 못하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왜? 내 머리 길이를 다른 사람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냐고요? 아들은 얼토당토않은 논리를 내세웠다. 학생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교칙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기가 막혔다. 모두가 말끔하게 이발을 하고 입학식에 올 텐데... 아들은 자기 헤어 스타일을 그대로 한 채로 중학교 생활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매주 한 번씩 있는 용의 검사에서 아들은 두발 길이 때문에 늘 지적받았다. 담임선생님은 물론 학년 부장님도 아들을 지도하느라 진땀을 빼셨다. 말을 듣지 않겠다고 작정한 사춘기 중학생을 이길 자가 어디 있으랴? 우리도 아들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다. 아들..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20】무드가 있는 위로 지난 화요일이었다. 그 전날 밤에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고 악몽을 꾼 것도 아닌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시쳇말로 '조시'가 영 아니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어지러운 것은 아니나 뭔가를 할 수 없는 몸 상태였다. 열이 나는 것도 아니었다. 그날은 수업을 5시간이나 해야 하는 날이었다. 한두 분의 교사가 코로나 확진으로 출근을 못하는 판국에 내가 병가를 낸다면 여러 사람에게 민폐가 될 것은 뻔한 일이었다. 기어서라도 학교에 가고 싶었다. 내 수업은 내가 감당하고 싶었다. 침대에서 살며시 일어나서 학교 갈 준비를 어찌어찌 끝냈다. 그러나 그다음은 도저히 발걸음이 떼어지지가 않았다. 그런 몸으로 교실에서 수업을 장악하고 학생들을 끌고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서너 번 현관문 쪽..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19】영어보다 축구에 진심인 영어 교사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역사가 짧지만 학생들이 반듯하고 학력이 우수하다. 그래서 매년 신입생이 많이 몰려온다. 학급 수가 줄고 한 학급의 재적이 줄어드는 추세인 요즘, 우리 학교는 예외다. 과대 학교, 과밀 학급이다. 그러한 것에 비하면 우리 학교 학생들의 축구실력은 별로였던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생각을 완전히 둘러엎는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학교 미들스타 팀이 승승장구하더니 결국 결승 고지까지 도달했다. 우리 학교 미들스타 팀에는 축구를 전문적으로 했던 축구부 출신도 없고 개인 기량이 뛰어난 학생도 없었다. 나는 사제동행 축구시합을 할 때 직접 그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봤었다. 그들은 일단 근성이 부족하고 필드에서 상호 대화하는 요령도 없었다. 경기 도중에 실수하는 친구를 원망하며 구시렁대는 소리가 ..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18】캘리그래피 꽃이 활짝 폈습니다. 캘리그래피 수강 제6번째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는 캘리그래피 글씨에 걸맞은 간단한 삽화도 곁들이는 기법을 배웠다. [수업 마무리에 게시된 작품들] 역시 학생들은 기대 이상의 작품으로 완성해냈다. 학생들 작품 중에서 몇 컷을 캡처하여 올려본다. [감성 파릇한 학생들 작품] 학생들의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파릇한 맘들이 들여다 보인다. 역시 감성이 다르다. 견본이 있는데도 창의적으로 해낸 작품도 있다. 그 짧은 시간에 이런 구상을 하고 그림을 곁들인 학생의 창의력이 대단해 보인다. [ㅎㅎ 강아지가 잠시 쉬는 모양이다. 메시지가 보인다.] 나도 강사님의 가르침에 따라서 열심히 작업을 했지만, 내 작품을 분석해보면 풍선의 크기를 좀 더 다양하게 하고 배치를 한가운데로 모았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13】영어 울렁증에게 to 부정사 자기가 영어 울렁증이 있다면서 엄살을 떠는 중일이와 문법 수업을 한다는 것은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다. "to 부정사에 대해서 들어봤어?" - 당연하죠. "뭔데? 설명 좀 해볼래?" - 그거 Nice to meet you. 에서 나오는 to meet 이 'to 부정사'잖아요? "그렇지! 'to + 동사 원형'의 형태야."(원형 부정사, 대부 정사 등도 있지만 그런 건 아예 말도 꺼내지 말자.) - 아, 저는 '무슨 사', '무슨 사' 그런 게 너무 싫어요. 중일이가 그 특유의 흰 눈동자를 잔뜩 내보이며 씰룩대기 시작한다. "한 번만, 딱 한 번만 잘 들어봐. 여기 있는 play, read, see의 공통적인 품사가 뭐야?" - 당연히 동사죠, 그런 건 기본적으로 알아요. 이 엉..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12】인천 유나이티드 미들스타리그! 중일이의 형은 우리 학교의 '미들스타' 멤버 중일이가 수업이 끝날 무렵에, 마치 뭐 마려운 강아지 모양으로 부산스럽다. "너, 왜 그래?" - 화장실 좀 다녀오면 안 돼요? "종료 5분 전인데? 조금만 참아봐." -쟤, 체육복을 교복으로 미리 갈아입으려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야 후딱 집에 갈 수 있으니까요. 다른 학생이 중일이의 속마음을 전달해준다. "왜?" - 오늘 재네 형이 미들스타리그, 8강전에 출전하잖아요? "형? 중일이네 형? 누구지?" - 중원이 형이 제 친형이에요. 몇 해전에 졸업한 다예 누나는 제 사촌이고요. 중일이가 눈의 흰자위를 희번덕거리며 잘 난 척을 한다. '헉, 중원이라면?' 아, 중원이는 지난해에 가르쳤던 학생이다. 중원이는 예비령이 울린 후에 어슬렁거리며 교실에 들어오기 일쑤였..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10】접속사는 딱풀이야~ 매월 초에 중일이네 학급은 자리 이동을 한다. 자리가 바뀌는 것을 학생들은 무척 좋아한다. 동일한 공간 안에서도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서 온종일 학교 생활하는 데 차이가 큰 모양이다. 랜덤으로 자리가 배치된 후에, 앉았던 자리에 다시 앉게 되었거나 쿵짝이 잘 맞는 친구와 앞뒤로 앉게 되었을 때는, 담임의 직권으로 그 학생들만 간단히 재배치한다. 코로나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교실에는 짝꿍이 없다. 거리 두기 일환으로 한 명씩 앉는다. 중일이네 학급의 자리가 바뀐 날, 수업 시간에 발표 순번은 박창우였다. 그런데 중일이 흰자위가 희번덕거린다. - 아, 지난 시간에 발표했었는데, 아, 짜증 나. 발표 순서가 순연으로 되다가 자리 이동이 있으면 발표하기로 되어있던 사람부터 순서가 다시 시작된다. 복불복으로 자신의 ..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9】수행평가 모둠 발표 1학기 때는, 수행평가 중 하나로 Reader's Theater라는 것을 했었다. https://youtu.be/P-Suvry_pw8 [Reader's Theater 영상] 뉴욕과 토론토에서 잠시 수업 참관을 했을 때, 이 활동을 접해본 적이 있다. 그래서 수행평가에 그 활동을 약간 변형하여 사용하기로 했다. 먼저 교과서 본문, 'Full House'를 학습한 후에 모둠원끼리 그 대본을 약간씩 각색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창의력이 발산된다. 모둠원끼리 각색을 끝낸 후에 역할을 정해서 읽기 연습을 하고, 수행평가 당일에 교실 앞에 나와서 모둠별로 읽기 활동(Reader's Theater)을 했다. 중일이의 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발표를 지켜보던 친구들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 일단 중일이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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