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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Dear 마이 브런치스토리 브런치스토리는 이미 어른이 되어 버린 나의 놀이마당이다. 브런치스토리는 내 유년의 뜨락에 모락모락 피어나던 이야기꽃처럼 재미있다. 언제 들러도 다양한 얘기를 읽을 수 있다. 글맛집이다. 글로 보는 토크쇼다. 그래서 나는 브런치스토리가 참 좋다. 유년 시절 동구 밖 정자나무 밑은 우리들의 놀이마당이었다. 새벽 댓바람부터 먼산댁 막내아들 기태가 혼자서 사방치기를 하곤 했다. 한낮에는 온 동네 조무래기들이 왁자지껄 어우러져서 놀았다. 해거름에는 엄마가 데리러 나오는 애들은 아쉬운 맘으로 집으로 갔다. 그렇지 않은 애들 몇몇은 또 다른 놀이를 하며 놀았다. 밤이 되어도 정자나무 놀이마당은 재미가 쏠쏠했다. 그때는 귀신놀이를 했던 것 같다. 소 먹이러 가라. 동생 업어줘라. 콩밭 메라. 새참 만들어라. 유독 우리.. 더보기
22년 글 농사 (글 추수 감사제) '야초튠'이라는 작가님이 자신의 브런치북을 정돈해서 글로 발행한 것을 읽었다. 나도 브런치에 발행한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서 정리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올해 2월에 등단하여 쉼 없이 글을 썼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적는 작업이 마치 수를 놓는 것과도 같았고 단어와 어휘로 뜨개질을 하는 느낌이었다. 때로 뜨개질의 바늘 코가 빠지거나 무늬가 잘못되면 다시 풀어서 뜨개질하듯 글 매무새를 다듬고 또 다듬었다. 한 편의 글을 발행하기 위하여서는 수없이 쪼물딱 거리며 떨리는 마음으로 글 공간에 내보내곤 했었다. 내 글의 어법이나 맞춤법을 빈틈없이 교정해준 남편은 이때를 위한 '글 머슴'이었다. 한 번도 싫은 기색 없이 글 농사에 동참해주었다. 농사에 잡초를 찾아서 뽑아내듯이 내 글에서 발견되는 오류를 정교한 .. 더보기
43. 브런치로 잔치국수 먹었어요 여름 방학 직전에, 동료 미술 교사가 자신의 개인 전시회를 연다고 알려주면서 시간 되면 놀러 오라는 말을 건넸다. 뉴욕이나 캐나다의 미술관에서 한정된 시간에 쫓기어 감질나게 그림을 봤던 기억이 있어서 그 아쉬움을 달랠 겸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그 기간이 휴가와 겹치고 여러 가지 일정으로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2주 전에 코로나 확진까지 되어서 방학을 깡그리 날린 즈음이었다. 그래도 기회가 닿았다는 생각에 아침 일찍 서둘러서 그곳으로 갔다. 11시부터 오픈한다는 전시회 리플릿을 봤지만, 오후 일정이 있어서 좀 일찍 가서 감상하고 돌아올 요량으로 그 카페로 갔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제일 간편한 행보일 것 같았다. 한 시간 먼저 당도했다. 괜히 미리 도착하여, 마음 졸이며 .. 더보기
41. 저는 지금 브런치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브런치라는 '글 무대'에 발을 들여놓은 지 딱 두 달이 지났다. 내 머릿속에 실타래같이 뭉쳐 있고 군자란 뿌리처럼 얽혀있던 것들을 글로 정리하여 덜어내니 머리가 가벼워지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그 이면에 구독자들이 한 분씩 차례대로 자리를 메꾸어주고 독자들은 '라이킷'으로 응원해주니 그 재미가 쏠쏠했다. 두어 달 동안, 취미생활이 브런치 나들이었다. 브런치 메인 화면의 왼쪽 상단에 있는 삼색바를 누르면 다양한 메뉴를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통계' 부분이 흥미로웠다. 어느 날 보니, 조회수가 2,222회였다. 20일 만의 조회수로 치면 많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2022년에 보는 2,222회는 신기했다. 그래서 3,333회가 되는 순간을 캡처해 보려고 맘을 곤두세웠다. 그리고 4,444회까지 그 순간을 포.. 더보기
32. No.46 구독자 국민가수 이솔로몬의 산문집 [1박 2일로 만나는 길] 지난겨울 방학 때, 일요일 오후마다,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우리 부부의 삶에 창을 열어주는 듯한 일이 생겼다. 10년간은 아들의 간병으로 짬이 나지 않았다. 아들이, 활동 보조사들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일, 월요일 이틀간은, 오후에 3시간 동안 두 명의 활동 보조사가 동시에 근무하는 때라서, 아들의 재활운동을 위해서 휠체어에 싣고 내리는 일의 전담이었던 남편의 손길이 필요치 않았다. 아들의 곁을 잠시 떠나도 되었다. 이 평범한 여유로움이 우리에게는 숨통을 틔우게 하는 큰 힐링의 시간이었다. 우리는 마치 금광을 발견한 자들만큼이나 신이 났다. 남편과 함께 동네 주변 산책로를 걸었다. 추운 겨울이었는데도 훈훈했다. "이럴 게 아니라 매주 1박 .. 더보기
15. 나의 글쓰기 습작 도우미 모로동 할머니 모로동 할머니는 아랫 담에 사셨다. 얼굴에는 온통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틀니가 없던 시절이라 그랬으리라. 이가 몽땅 빠진 할머니의 입은 마치 복주머니를 끈으로 조여 맨 입구 같았다. 내 유년 시절에 모로동 할머니는 하룻저녁도 빼놓지 않고 웃담에 있는 우리 집으로 오셨다. 물론 나의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며 놀려고 오셨지만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편지 한 장만 써다오.” 할머니는 한지를 덕지덕지 바른 호롱 등을 들고 오셨다. 바람이 센 날은 등 속의 호롱의 심지가 흔들려서 불이 꺼지기도 했다. 할머니의 닳은 흰 고무신은 종이처럼 얇았고 그게 찢어질 때면 실로 꿰매기도 했다. 할머니의 고쟁이 바지 속에는 구겨진 양면 괘지가 들어 있었다. 초등학교 2~3학년 때의 일인 것 같..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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