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대본 썸네일형 리스트형 14)인생 대본을 볼 수는 없잖아요? 내게는 남다른 걱정이 있다. 11년째 중증 환자로 누워있는 아들 때문이다. 아들은 자기가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것이라곤 없다. 일순간의 사고로 말미암아 준수한 청년이었던 아들이 하루아침에 그렇게 되고 말았다. 그래서 나는 아들을 끝까지 잘 돌볼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아들은 자기가 하는 일이라고는 고작 숨 쉬고 하품하는 정도뿐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를 포함하여 11명의 손길이 아들을 돌보고 있다. 그런 아들을 남겨 두고 혹시 우리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어쩌지? 이런 걱정이 문득문득 들곤 한다. 그렇다고 아들이 먼저 떠나는 것도 우리는 상상하기 싫다. 사고 난 지 몇 개월이 지났을 때 한 지인이 나를 위로한다고 했던 말이 지금도 가슴에 맺혀있다. "저렇게 살아갈 바에는 차라리 가는 게 나은데... 서로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