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엄마 썸네일형 리스트형 37. 픽션같은 넌픽션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강미의 곁으로 달려왔다. 죽었던 것 같았던 나무들의 가지마다 생명의 호흡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강미는 봄이 오면 언제쯤 꽃이 만발할 지를 잘 안다. 아버지가 떠나시던 날, 상여에 꽂혀 있던 종이꽃보다 더 화려하던 만산의 진달래와 들길의 개나리를 잊지 않고 있다. 달력을 챙겨보니, 어라, 아버지의 40주기 기일이 오늘, 내일인데 벌써 윗녘에 꽃이 만발했다면, 남녘의 고향, 그곳에는 이미 벌써 봄이 찬란하게 한바탕 꽃을 피우고 지나갔을 게 뻔하다.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인 게 맞다. 봄이 더 빨리 오는 걸 보니 그렇다. 고향, 희숙이네 샘물 가에 있던 복숭아꽃과 살구꽃은, 떠나 버린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변함없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졌을 것이다. 누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