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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

기묘한 win-win 아들이 사고를 당한 것은 한순간이었다. 그 사고 이후는 지난한 발자국을 찍어내는 나날이었다. 생때같은 자식이 하루아침에 죽은 사람처럼 누워버렸으니 말이다. 아들이 당한 사고는 단언컨대 청천벽력이었다. 그날 이후, 삶은 딴 세상에서 사는 것 같았다. 마치 먹구름 위에 있는 것 같았다. 예기치 않은 사고나 사건을 만나는 것에는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고가 닥쳤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천차만별일 것 같다. 우리 부부는 '현실'과 '사고'를 양발 걸치기하듯 적절하게 배분하여 받아들였다. 우리는 슬픔을 안은 채로 묵묵히 일상을 헤쳐 나갔다. 하지만 사고를 당한 아들을 품고 사는 삶은 마치 모래주머니를 발목에 묶고 걷는 것처럼 더뎠고 힘겨웠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는 웃으며 지내려고.. 더보기
눈이 부시게 하늘이 푸르렀던 날이었다 '잠시 동안 하는 일종의 비행이야, 잘 넘기면 돼~' 이렇게 생각하니 한결 맘이 편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제발 별일 없기를... 가을이 오면 우리 부부는 서서히 긴장된다. 투병 중인 아들이 연례행사처럼 위루관 교체 시술을 하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아들은 한순간의 사고로 중증환자가 되었다. 11년째 목숨만 붙어있을 뿐이다. 푹푹 찌는 듯한 더위도 한 풀 꺾였다. 그 전날 비가 잔뜩 내렸다. 비 개인 다음 날의 하늘이라 눈이 시릴 정도였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푸르른 날이었다. 그다음 날도 비 예보가 있었다. 병원 가는 날만 맑았다. 날씨는 일단 끝내줬다. 시술 전날 저녁 식사 이후부터 아들의 단식이 시작됐다. 아들은 환자용 경구식으로 식사를 대신해 오고 있다. 와상 환자는 식사를 최소한으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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