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썸네일형 리스트형 1. 출구없던 봄 이야기 "그해 2월에는, ‘가장 어정쩡한 달, 2월’이라는 시 구절이 내게 확 들어왔다." 교대를 졸업하고 2년 먼저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이 나 있던 S와 O에게 가서 그 칙칙한 2월의 시간 전체를 닳아 없애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래도 2월은 쉽사리 끝나지 않았다. 남해 미조의 새벽 배는 몹시도 부지런하여 밤새 잠 못 이룬 나를 방해하고 있었다. 그나마 찬란한 해돋이는 그 맘을 조금이나마 위로했다. 밤새 불었던 해풍 때문이었으리라. 나는 고열에 시달리게 되었고 동네에서 쉽게 부를 수 있던 돌팔이 의사가 와서 아픈 주사를 한 방 놔주고 말없이 가버렸다. 그 이후로 얼마나 더 아팠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40년 전의 일이지 않은가? 2월이 오면 지금도 가시지 않은 트라우마를 느낀다. [몸과 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