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해피트리

어쩌다 '꽃 집사' 유년 시절에 그 좁디좁은 골목의 돌틈 사이를 비집고 올라와서 노란 꽃을 피웠던 민들레를 본 적이 있다. 동네 앞 논두렁에 부끄럽게 올라와서 보랏빛으로 피어났던 오랑캐 꽃을 본 적도 있다. 마을 어귀에 있던 두레박 우물 샘 가에 피어있던 살구꽃도 예뻤다. 자운영꽃이나 온산에 흐드러지게 피었던 진달래며 개나리를 보면 그냥 신이 나고 행복한 적이 있었다. 꽃이 좋았다. 그냥 좋았다. 후남이네 재실에 있던 수국도 좋았고 윤옥이네 담장에서 보았던 해바라기며 맨드라미도 예뻤다. 꽃이 있는 집은 일단 부러웠다. 나도 꽃을 가꾸고 싶었다. 우리 집에도 꽃을 심어보고 싶었다. 우리 골목에도 채송화, 봉숭아꽃이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며 자랐다. 어느 날 내 마음을 내보였더니 어머니는, "니 콧구멍에나 심어라. 코딱지 .. 더보기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은 아들의 생일 아들이 자전거 사고로 소통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우리 곁에 누워 지낸 지 12년이다. 2012년, 10년 전 그때부터 카톡과 페이스북이 사회 전반에 활성화되었다. 사고 당시에 낙심하여 살아갈 소망조차 없었지만 쉼 없이 문자로 연락해 오는 많은 사람들의 안부와 페이스북에 업데이트되는 아들의 소식에 곧바로 '좋아요'를 눌러 주던 분들의 숨결은 우리의 삶을 밀어주던 힘이었다. 사람의 기운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힘이 있는 것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아들의 소식이 페이스북에 업데이트되면, 전 세계에 있던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어서 때로는 '좋아요' 숫자가 600개까지 되기도 했다. 마치 핵인싸처럼 지내게 되니 외로움과 절망이 조금씩 평범한 일상으로 희석되었다. SNS에 뜨는 생일 '알람'을 통하여 잊지 않고 .. 더보기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