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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교장 선생님,
승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 해 봄이 기억납니다.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했던
코로나가 창궐할 때
저희 학교 교감 선생님으로 부임하셨지요.
첫날부터
코로나 상황의 학사 일정 때문에
얼마나 힘드셨는지 다 압니다.
그 해 신입생 입학식은
6월에 있었지요.
그런데 신입생 중에
첫날 등교하다가
되돌아가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여
우리 모두는 혼비백산했었지요.
그 학생은 코로나 때문에
집안에 갇혀 있는 내내
마음의 병을 얻었던 것 같아요.
참 가슴 아픈 출발이었어요.
교감 선생님은
제 때 식사 한 번 못하시고
등교맞이 및 급식지도로
늘 서 계시던 모습이
지금도 떠오릅니다.
그러다 보니 교감선생님은
면역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지셔서
건강에 적신호까지 왔었지요.
제가 상신한 공문에 혹시 고쳐야 할 곳이 있으면,
"이거 '우리' 이렇게 하는 게 아니죠?"
꼭 제가 한 일인데
교감 선생님도 포함시켜
'우리'라고 하시던 것은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더욱 교감 선생님을
추앙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제가 이렇게 브런치스토리에
교감선생님의
교장 승진을 축하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교감 선생님은
차 한 잔도 받지 않으시려는
'청렴 오브 청렴'의 관리자셨어요.
제가 실용신안 특허를 내어 제작했던
황토볼 베개 패드를
어느 해 선물로 드린 적 있었지요.
정(情)으로 드린 건데
교감 선생님은 그것을 결국
제 자리에 살며시 되돌려 주셨더군요.
그리고 교장 연수받으러 가셨을 때,
(저도 연수받을 때
누군가에게 받은 정이 생각나서)
모바일 상품권 하나 보내 드렸더니
기어이 사양하셨어요.
이런 분을 교감 선생님으로 모신
지난 3년 반 동안은
학교 생활이 참 행복했답니다.
그것도 기억납니다.
사제 축구 대회를 준비할 때
교감 선생님이 골키퍼를 하셨잖아요?
제가 슛한 공을 슬쩍 앉으시며
제게 골 맛을 보여주시던 모습~
짱이었어요.
그때가 참 좋았네요.
그 영상이 지금도 소롯이 남아 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Dckzg0M4baQ
교장 승진 발령지가
섬이라 마음이 좀 쓰입니다만
공기 좋은 곳에서
휴양한다 셈 치고
좋은 기회 되시기 바랍니다.
그곳에서 근무하실 동안에
건강해지시고
마음도 편해지시기 바랍니다.
솔향기 맡으며
(ㅇㅇㅇ 교감 선생님 송별시)
백송처럼
황금송처럼
바람에 흔들려도
향을 잃지 않으신
교감 선생님을
바다 저 멀리
사랑이 고픈 자들
깨끗함만 사랑하는 자들께로
보내 드리며
한 때 교단에서
마주 했던 날들이
꿈만 같습니다.
사랑합니다.
추앙합니다.
ㅇㅇㅇ 교장 선생님의 승진을 축하하며
송별의 정을 나눕니다.
P.S.
송별 선물도 마다하실 분이라
한 줄 브런치 스토리 '링크'를
선물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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