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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남편은 데칼코마니를 모르나 봐요 우리는 건조기까지 갖추고 하루도 빠짐없이 빨래를 해야 하는 가정이다. 그렇지만 속옷은 손빨래한다. 어느 때부터 우리 부부는 각자의 속옷을 각자가 빨았다. 정신없이 바쁜 나의 일정 때문인지 때로는 남편이 나의 속옷을 빨아서 널기도 한다. 입안의 혀처럼 나의 일을 돕는 남편이, 36년간 꿋꿋이 고치지 않고 있는 버릇이 있다. 속옷을 잘 빨아서 가로 방향으로 넌다. 즉 다시 말해서 반으로 접어서 대칭되게 하는 ‘데칼코마니’ 기법으로 널지 않는다. 나는 그 점에 대해서 몇 번이나 얘기한 적이 있다. 대칭으로 널어야 빨래가 마르는 속도도 균일하고 잘 마를 것이라고 설명을 했었다. 그런데 그 말에 대한 답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언제가 부부 모임에서, “빨래를 데칼코마니로 널라고 하니, 원참”이라며 남편이 투.. 더보기
11. 톱니바퀴 사랑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린 듯하다. 남편과 나는 모든 면에서 잘 맞지 않는다.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린 듯하다. 그 원인은 아무래도 맞선 보는 당일에 결혼식 날짜를 잡아서 그랬을 것이다. ‘서로가 사랑했고 서로가 배반했다.’ 이런 시(詩)가 있었던 것 같다. 결혼 전까지 몇 번의 사랑을 했고 또한 실패도 했다. 누군가의 등쌀에 떠밀려 소위 맞선이란 걸 봤었고 지긋한 일상이나 피해 보려고 결혼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지금의 시누이 남편이 딱 한 번만 자기 처남을 만나보라 하여 날치기 맞선을 봤다. 바로 다음 날에 결혼 날짜를 잡기로 해둔 상태여서 지금의 남편과는 맞선 당일에 결혼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했다. 결혼 날짜는 3개월 후인 12월로 정했다. 그는 매일 한 통씩 편지를 보내왔다. 나는 한 번도 그 편지를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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