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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을 떠나며

'구직급여'를 신청하려고~- 학교 옆, '고용 센터'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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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급여'라는 말을 처음 들어 봤다. '실업급여'의 다른 이름이 '구직급여'였다. 

실업급여를 받는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종종 있다. 그게 남의 일이라 예사로 들었다. 그런가 보다 했다.

 


 

정년 퇴임을 앞두고 대부분의 짐을 집으로 다 챙겨 왔다. 나의 퇴임은 지난해 8월 말이었다. 학년말이 아니어서 내가 가르치던 학급과 담당했던 업무를 그대로 이어서 근무할 기간제 교사를 구해야 했다. 

 

퇴임 후에 곧바로 6개월 더 근무할 수 있겠는지 교감 선생님이 물어보셨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고민하다가 내가 하던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6개월 동안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기로 계약했다.  

 

배후에 그런 일이 있는지 학생들은 알 턱이 없었다. 나는 하던 그대로 내가 담당했던 학생들을 가르쳤고, 업무처리도 했다. 

 

그 당시에 올케 언니와 통화할 일이 있었다.

 

"고민 좀 하다가 6개월 더 기간제로 근무하기로 했어요. 연착륙입니다."

"아, 그러면 실업급여 신청하는 것도 잊지 말아요."

"엥? 내가 실업급여를?"

 

전직 교장인 올케 언니는 나와 같은 경우에 실업급여를 받는 것을 본 모양이었다. 흘려들을 정보가 아니었다.

올케와 통화를 끝낸 후에 알림 캘린더에 '실업급여'라고 메모해 두었다.

 


푸꾸옥 여행을 다녀온 다음 주였다. 알림 캘린더에서  실업급여라는 메모가 팝업 되었다. 그러잖아도 그즈음에 '근로복지 공단'에서 문자가 왔다. 통지서 링크를 확인한 후에 안내에 따라 '고용노농부 고객상담센터' 접속했다. 

 

거기서 챗봇을 통하여 필요한 메뉴를 클릭하며 순서에 따라 소정의 절차를 거쳤다.

 

지원 대상, 지원 내용, 신청 절차, 모의 계산 등의 카테고리가 보였다.

 

Q&A를 통하여 내가 원하는 항목을 클릭하면 상세하게 설명이 나와 있었다. 챗봇은 AI 상담사였다. 충분히 내가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밀었다. 챗봇은 사람 못지않았다.

 

챗봇을 통한 정보를 종합해 봤다. 무엇보다도 실업급여는 재취업 활동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직급여라는 개념이었다.

실업급여란?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된 근로자가 실직했을 때 일정기간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실업으로 인한 생계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정을 도와주며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 실업급여는 실업에 대한 위로금이나 고용보험료의 납부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 아닙니다.
- 실업급여는 실업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취업하지 못한 기간에 대하여 적극적인 재취업활동을 한 사실을 확인(실업인정)하고 지급합니다.

그런 다음에 '고용 24'라는 홈페이지를 통하여 실업급여 신청을 하는 것이었다. 고용 24라는 홈페이지에서는 고용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실업급여 신청절차는 다음과 같았다.

 

1. 실업상태에 있을 것

2. 사업주에게 상실신고서 및 이직확인서 제출 요청

 - 예술인·노무제공자로 근로한 사업장의 경우 이직확인서 불필요

3. 구직등록(워크넷을 통한 구직신청)

   - 워크넷 구직등록 

4. 거주지 관할 고용센터 방문

5. 수급자격인정 신청하기

   - 수급자격인정 신청서 서식 다운로드

   - 인터넷 수급자격 신청

6. 실업인정 신청하기

   - 수급자격이 인정되는 경우 매 1~4주마다 고용센터를 방문하여 실업인정신청 해야 함

   - 실업인정 신청서 서식 다운로드

 

날을 하루 잡아서 인터넷으로 신청 완료했다. 그랬더니 구직 급여 수급자격 인정 신청서 온라인 사전 제출이 완료되었다는 알림톡이 도착했다. 

 

뭔가 잘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런데 '반드시 '고용센터'에 방문하여 수급자격 신청 절차를 완료해야' 한단다.

 

그리고 워크넷 구직 등록란에 내가 앞으로 구직할 직종을 등록하게 되어 있었다. 왜냐하면 구직급여이므로... 그리고 현재 내가 갖추고 있는 자격이나 능력도 체크했다. 

 

아무튼 나는 실업급여 수급 기간 중에 구직활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나름 한 가지 대안은 가지고 있었다. 중증 환자인 우리 아들을 돌보는 활보샘들이 가지고 있는 '활동지원사' 자격증을 따놓을 심산이었다. 여차하면 그것이 사용될 날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워크넷 구직 등록란에 희망 직종을 '요양보호사'라고 체크해 두었다.

 

그랬더니 날마다 문자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워크넷에서도 문자가 왔다. 등록된 주소지를 보고 인근에 있는 사업장으로부터 주로 문자가 왔다.

 

호텔객실 관리사, 가사 서비스, 주 5일 근무 요양보호사, 취업 준비 교육 참여자 모집, 등등...

한 동안 그런 문자를 무수히 받게 생겼다. 

 


 

지금까지 고용센터가 어디 있는 지도 몰랐고 거기를 지나다녀도 고용센터인 줄도 몰랐다. 하여튼 나는 '고용센터'를 반드시 방문해야만 했다.

 

학교는 새 학년이 시작되어 정신이 없을 그 시간에 나는 학교 옆 고용센터에 수급자격 인정 신청 절차를 밟으러 가야 했다. 이왕이면 학생들이 학교에 있을 시간을 이용하고 싶었다. 얼마 전까지 교사였던 내가 학교로 들어가지 않고 고용센터로 들어가는 것도 참 뭣한 풍경이다.

 

자격 인정 온라인 사전 제출이 제대로 되었기 때문에 신분 확인 절차만 거쳤다. 고용센터 방문 일처리는 잘 마무리됐다. 사실 나는 기간제로 겨우 6개월 근무했는데 그것에 비해 실업급여 수급기간이 길었다. 4개월간 받게 된다고 했다. 담당자는 그다음 단계는 '1차 실업인정 교육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마침내 1차 실업인정 교육일이 되었다. 미리 알림톡이 왔다.

[ 1차 실업인정 교육은 출석 없이 온라인으로도 가능합니다. 귀하는 2024년 4월 1일 인천북부고용고용센터에 출석하여 1차 실업인정 집체교육을 이수하여야 하나, 1차 실업인정 온라인 교육을 수강하고 실업인정 신청서 인터넷 전송도 가능합니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고 소정의 신청서 양식을 인터넷으로 전송했더니 1차 실업 인정 교육이 이수 처리 되었다고 했다. 제대로 된 모양이었다. 얏호~

 

그리고 오늘, 1차 실업 급여, 8일 치 급여가(창구 직원의 말로는 이건 자격심사가 끝나면 조건 없이 기본적으로 입금된다고 했다.) 신청서 양식에 기록했던 계좌로 입금되었다. 

 

앞으로 또 알림이 오는 대로 교육을 받고 4개월 동안 구직 활동을 해야 한다. 나는 이미 구직급여 수급자가 되었다. 그 배에 올라탔다. 그래서 고용보험에서 알려주는 대로 잘하면 된다. 그 제도에 몸을 맡기고 순항해야 한다.

 


 

'정년 퇴임'으로 정들었던 학교의 문을 닫고 나왔지만 인생 2막의 커튼이 서서히 내 앞에서 열리고 있다. 

 

새로운 길로 발걸음을 옮기는 중이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
이제 나는.

천천히 가도 괜찮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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