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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사의 가지각색 삶

남편이 없을 때 후딱 해치웁니다 남편은 복이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남편은 '일복'이 지지리도 없다. 일이 남편을 피해 다닌다. 집안에 할 일이 생겼을 때 나 혼자 끙끙대며 수습하고 나면 때마침 남편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기 일쑤다. "에공, 일이 당신을 피해 다니네, 막 이걸 끝냈는데..." "어이구 이 사람아, 그걸 혼자 하다니... 내가 오면 하지." 우린 늘 이런 식이었다. 나는 집안에 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남편이 해주기를 기다리지 못한다. 때로는 나 혼자 하는 것이 차라리 속 편하다. 남편은 공직에 10년간 근무했었다. 그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직장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숙직이란 게 있었다. 나는 은근히 그날을 기다렸다. 그날이 되면 혼자서 으레 잔치 국수를 끓여 먹었다. 국수를 삶은 후 찬물로 헹구다가 손가락으로 .. 더보기
적어도 내게는 이불 사변(事變)이었어요 나는 이 사태를 사변(事變)이라 일컫고 싶다. 가히 사변(事變)적이다. 지난 주말에 딸내미가 카톡으로 말했다. "저 , 이불 좀 버려야 될 것 같아요." "그래? 가져와 봐. 쓸만하면 세탁해서 본가에 가져다 둘게. 아니면 황색 봉투에 넣어서 버리고..." [딸이 보내온 이불 사진] 딸이 이불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어, 내가 사 준 것이네..." 그 사진을 보고 내가 말했다. -> -> -> 그렇다. 그 이불은 내가 2년 전에 딸내미에게 사줬다. 사위가 박사 학위 과정이라 줄곧 포항에서 지냈던 딸이 2년 전에 서울로 올라왔다. 맘먹은 곳에 덜컥 취업이 되었다. 딸이 근무하게 될 직장은 강남이었다. 인천 계양구에 있는 우리 집에서 잠시 출·퇴근을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옥철을 타고 다녀야 하는.. 더보기
화장실을 5개나 청소합니다만 내가 청소해야 하는 화장실은 5개다. 오늘은 화장실 ①을 청소 했다. 샤워기 노즐에 묻은 물때를 씻어냈다. 그리고 욕조를 뽀도독 소리가 날 정도로 수세미질을 했다. 무엇보다 신경 쓰이는 곳은 화장실 바닥이다. 타일 줄눈은 백색이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야 화장실이 깨끗한 감이 든다. 중증환자 아들이 지내는 본가 거실에 있는 화장실 ①은 주로 남편이 많이 사용한다. 남편의 하루 일과 시작은 공원에 있는 헬스 기구로 운동하는 일이다. 아들을 잘 돌보기 위해서다. 운동을 마치고 본가에 이르면 남편은 화장실 ①에서 샤워를 한다. 남편은 마치 시계추처럼 아들에게로 가서 재활 운동을 시키고 돌아오곤 한다. 한 번도 핑계나 변명 없이 이 일을 해오고 있다. 남편이 그렇게 아들의 곁을 지킨 지도 벌써 11년 째다. 남.. 더보기
No Fire, No Heat(노 파이어, 노 히트) 살모넬라 균 파동 이후에 식단이 확 바뀌었다. 얼마 전에 남편과 딸이 반찬 가게에서 사 온 계란말이 때문으로 추정되는 식중독에 걸려 엄청 고생했었다. 그 일 이후로 반찬을 사지 않는다. 대신에 간편하게 요리하여 식탁을 채우고 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아마 다시 반찬가게에 들를 것 같긴 하다. [뒷 베란다에 즐비한 노 파이어 가전제품들] 연일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니 주방에서 불을 켜 요리하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불을 켜지 않는 인덕션, 전자레인지, 에어 플라이어 등만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워낙 날씨가 더우니 노 파이어 조리기구도 가능한 사용하지 않고 싶다. https://brunch.co.kr/@mrschas/283 몹시 아플 때는 '고별인사'하는 DNA - '어나더' 반찬 가게를 그냥 .. 더보기
명절 독박 "가는 날이 장날이고(곡하는 날이 장삿 날이다) 아픈 날이 명절이다." 어머니는 명절이면 여지없이 드러누우셨다. 그러시면서 저런 말씀을 종종 하셨다. "지글, 지글!" 명절 전날, 동네는 요리하는 소리가 가득했고 맛있는 기름 냄새도 풍겼다. 그러나 우리 집은 아니었다. "이 집은 명절 음식도 안 하고..." 당숙모네 감꽃을 지푸라기에 끼워 목걸이를 만들며 놀았다. 추석이 되면 감나무에 단감이 탐스럽게 열렸다. 추석 전날이면 언제나 당숙모는 단감을 한 소쿠리 담아 우리 집에 오시곤 했다. 그리고는 혀를 끌끌 차시며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우리 집안을 둘러보셨다. 명절 전 날, 밤늦도록 우리는 돈을 셌다. 마대 포대에 담긴 돈을 방바닥에 쏟아붓고 돈을 정리했다. 명절 대목이면 어머니의 신발가게는 문전성시를 이루.. 더보기
어나더 반찬 가게에 가다 지난 월요일(4/24)에 발행한 글, '그 반찬 가게에 발길을 끊기로 했습니다'에 대한 조회수 알림을 받았다. 조회수가 시시각각으로 1,000, 2,000, 3,000으로 올라갔다. 열기는 갈수록 더했다. 10,000, 20,000, 30,000으로 조회수가 올라가고 있었다. 내가 발행한 글 중에서 조회수가 가장 높았던 것이 22,000이었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 https://brunch.co.kr/@mrschas/248 그 반찬가게에 발길을 끊기로 했습니다 - 용기(容器)를 내미는 용기(勇氣) |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때는 로켓 프레쉬 배송 등으로 먹거리를 주문했었다. 그것도 식상하면 앱을 통하여 음식을 배달시켜 먹었다. 이제 서서히 마스크 착 brunch.co.kr/@mrschas/2.. 더보기
깐 쪽파 한 단에 3,980원 이번 학년도에 처음 맞이한 휴일(5/5)에 온종일 비가 내렸다. 을왕리로 바닷바람을 쐬러 가기로 남편과 약속을 해두었다. 그런데 일기예보대로 전날 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나서 보기로 한 여행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방학에 매주 '1박 2일 여행'을 떠나곤 했다. 걸을 만할 때 다니기로 했다. 감동받을 만할 때 여행하자고 했다. 돈을 남겨둘 생각을 말자고도 했다. 맛있는 것 먹고 좋은 것 하자고 했다. 그래서 매주 나섰던 여행길은 힐링이었다. 가는 곳마다 감동을 받아 시를 적어보곤 했다. https://brunch.co.kr/@mrschas/10 02화 여행은 시(詩)를 낳는다 - 1박 2일의 매력 | 여행의 감상을 적은 시 몇 편을 올려봅니다. 파도 을왕리의 파도는,횟.. 더보기
그 반찬 가게에 발길을 끊기로 했습니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때는 로켓 프레쉬 배송 등으로 먹거리를 주문했었다. 그것도 식상하면 앱을 통하여 음식을 배달시켜 먹었다. 이제 서서히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있다. 그래서 나의 먹거리 구입 방법이 사뭇 바뀌었다. 반찬 가게에 가서 한 주간 동안 먹을 밑반찬을 산다. 지난달에 세컨 하우스를 옮기는 이사를 했는데 마침 전통 재래시장 근처였다. 시장 가까이에 살게 되니 먹고사는 일은 '걱정 뚝'인 셈이다. 그 시장 안에는 반찬 가게가 몇 군데 있었다. 마침내 단골 반찬 가게를 정했다. [전통 재래시장] 시장에서 사 온 반찬을 찬통으로 옮겨 담고 나면 마치 김장을 끝낸 주부처럼 마음이 푸근해졌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어지간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사온 반찬을 찬통으로 옮겨 담은 후에 반찬 찌..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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