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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 아들 곁에서

4) 가슴이 몇 번이나 내려앉더라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 준 영상을 봤다. 이제 막 뒤집기를 시작한 아기가 안경을 집어보려고 애쓰는 모습을 브이로그로 담아낸 것이었다. 숨죽이며 영상을 보고 있자니 내가 둘째 아이를 낳아서 카우던 일들이 하나씩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이 녀석은 낳는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아이가 탯줄을 감고 나와 의료진들이 진땀을 뺐다. 둘째 아이가 임신되었다는 것을 알고도 산부인과에 가보지 않았다. 첫째를 임신했을 때 산부인과에 다니는 게 참 싫었다. 그래서 둘째를 임신했을 때는 정기검진을 아예 받지 않았다. 그리고 산부인과에 갔다가 혹시 태아가 아들이 아니라는 소리를 들을까 지레 겁이 났다. 그래서 둘째를 출산하는 날이 되어서야 산부인과에 갔다. 요즘 산모들에게는 그러한 나의 임산부 기간이 무모하게 여겨질 것.. 더보기
3) 찾으면 찾으리라 도대체 이것의 이름이 뭘까? 이것의 이름을 나는 모른다. 남편도 모른다. 활동보조사들도 모른다. 이것을 비상용으로 하나 더 구하고 싶었다. 그런데 도대체 정확한 이름을 몰라서 구할 수가 없었다. 어디서 본 것 같으나 무엇에 쓰인 것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이름을 알아야 검색할 수 있잖은가? 이것은 중중환자인 아들의 뱃줄에 끼워 두는 것이다. 식사가 주입될 때는 사진과 같이 해 둔다. 식사가 끝나면 뱃줄을 그 옆 좁은 구멍 쪽으로 밀어 둔다. 그러면 투여했던 식사가 역류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찮아 보이지만 아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클립~ 집게~ 플라스틱 클램트~ 플라스틱 클립~ 미니 클립~ 굵은 곳으로 치웠다가 좁은 곳으로 하는 클립~ 구멍 크기가 서로 다른 클립~ 과자 봉지 집게~ 저런 검.. 더보기
2) 아들 낳는 비책이 있을까? 아들낳는 비책이 있을까?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때부터 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바로 '건강상태 자가 진단 앱'을 여는 일이다. 1번 문항은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반드시 체온을 재야 한다. 37.5도 이상의 고열이 있다면 일단 '일상 멈춤'을 해야 했다. 내가 아침마다 사용하는 디지털 체온계는 오래전에 사용했던 막대형에 비하면 간지 난다. 코로나 이후에 대부분의 가정이 디지털 체온계를 한 두 개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값도 예전만큼 비싸지 않다. 비접촉 적외선 측정방식인 '이마 체온계'를 사용할 때마다 오래전에 있었던 체온계에 얽힌 일이 떠오르곤 한다. 허니문 베이비로 첫 딸을 낳은 후에 둘째를 가지기 위해서 소위 가족계획을 세웠다. "연년생은 안 돼요. 그.. 더보기
1) 남존여비 사상을 가졌더랬어요. 제가~ "아들이 좋아요? 딸이 좋아요?" 이런 질문을 누군가에게 하기도 했고 또한 받아 본 적도 있다.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들보다는 딸을 선호한다. 환갑이 다 된 어떤 분이, "지금이라도 딸을 낳을 수 있다면 당장에 아기를 갖겠다."라고 했다. 주변에 보면 딸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아이를 가진 젊은 부부들에도 질문을 하면, "딸이 더 좋아요, 딸이 좋잖아요?" 대부분은 너무 당연한 듯이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이 되지 않는다. 내가 태어나던 날, 어머니는 딸을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할머니께 괄시를 받으셨다. 위로 오빠가 있었는데도 그랬다. 아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여기던 때였다. 할머니는 산모에게 애썼다는 말 대신에 가마솥뚜껑을 시끄럽게 여닫으며 큰 소리로 역정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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