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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꼴난 영어 부장 신학기가 되면 할 일이 많다. 그중에 영어부장을 뽑는 일은 참 중요하다. 영어부장이 잘 정해지면 한 해 수업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영어부장은 영어를 잘할 필요는 없다. 투표를 하여 뽑는 것도 아니다. 첫 시간에 자원하는 사람이 하면 된다. 그러나 교실마다 그 영어부장을 해보겠다는 학생이 수두룩하다. 만고에 통하는 방법, 바로 가위, 바위, 보를 한다.가까이 있는 사람끼리 예선을 한 후에 다시 이긴 사람끼리 가위, 바위, 보를 한다. 준결승, 결승을 거쳐 최후의 1인이 영어부장이 된다.   "얍!" 기합을 넣으며 가위, 바위, 보를  하는 학생이 있다. 그런가 하면 침 점을 쳐보고 하기도 하고 두 손을 비틀어서 위를 향해 손 안을 들여다보는 등 이겨보려고 별 방법을 다 동원한다. 꼴난 영어부장이 뭐라고?.. 더보기
짓궂은 것은 감기였다 코로나가 그토록 온 세상을 괴롭히더니 이제는 감기며 독감까지 함께 설쳤다. 한 반의 과반수가 감기 환자일 정도였다. 온통 감기였다.나는 유독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왜냐하면 아들이 병상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아들이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이 복잡해진다. 그래서 나는 코로나 시국, 4년 여 동안에 단 한 번도 마스크를 벗고 수업한 적이 없다. 나 자신을 보호해야만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을 때부터 마스크를 벗고 수업했다. 당연하다. 마스크를 낀 채로 수업하는 것은 상상 그 이상으로 힘들다. 나도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다. 어느 날 수업하러 갔더니 교탁 옆에 허접한 그림 한 장이 있었다."이게 뭐냐?""선생님들.. 더보기
당신은 마해자입니까? 저는 마혜자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신조어 제조기처럼 말을 곧잘 만든다. 그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러나 자기네들끼리는 잘 통한다. 그럴 때마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J가 하필 '쓰기' 수행평가 보는 날 결석했다. 그다음 날 등교한 J에게 을 발부해 주었다. "점심 식사한 후에 곧바로 교무실로 오는 것 잊지 마. 영어 수행평가 봐야지." J가 점심을 우선으로 먹은 후에 수행평가는 보러 오지 않을 것 같아 살짝 걱정이 됐다. J로 말할 것 같으면, 걔는 공부에는 관심 없는 학생이다. P가 그의 남친이다. 지난해부터 그들은 꽁냥꽁냥 잘 지내는 사이다. 쉬는 시간마다 그들은 자석처럼 붙어 다닌다. 복도나 구름다리에서 둘은 손을 잡고 있기도 한다. 아무튼 J는 열애 중이다. J는 영어에 대한 기본 실력이 .. 더보기
나의 코로나 해방일지는? 씀바귀 커버다 “나는 아직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라고 며칠 전까지 말했었다. 지난 2년 반 동안에, 내가 코로나에 걸리지 않으려고 했던 노력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 QR 및 발열 체크 등이 사라진 방역법이 시행되면서부터 식당에 드나들었고 카페도 방문했다. 그것은 이미 코로나 확진을 불사하겠다는 행동이었다. 학교와 집, 나의 노선은 딱 그것뿐이었다. 비대면 예배, 로켓 배송, 배달 음식 등이 일상이 되어 살았다. 대중교통도 아예 이용하지 않았다. 택시를 탈 때도 긴 가디건을 방역복처럼 입었다. 손에는 라텍스 장갑을 끼고 외출했고 택시비는 아예 사전 결제 처리를 하여 기사님과 카드도 주고받지 않았다. 여행을 가면, 식당에서 음식을 테이크 아웃하여 차 속에서 먹었고, 호텔을 이용할 때도 욕조와 실내를.. 더보기
24. 조카 결혼식 불참 사유 - 조카에 대한 남다른 추억 내일 모레는, 친정 조카가 진주에서 결혼하는 날이다. 조카가 8명이나 되지만 이 조카는 남다르다. 장조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혼 전에 잠시 키운 적이 있어서 더 유별나게 정이 간다. 오빠 내외가 현직 교사였으니 육아 문제가 큰 일이었다. 그 시절만 해도 육아 도우미를 구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었고 친가나 외가에서 형편 되는 사람이 돌보는 경우가 많았다. 친할머니가 잠시 돌보다가 이모가 돌보기도 했다. 때로는 사람을 구해서 육아를 부탁하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사정이 생겨서 어린 조카는 친가인 우리 집으로 왔었다. 제때 우유를 챙겨주지 않으면 쾍쾍거리며 울던 조카다. "이 아기는 물을 많이 먹어요, 틈나는 대로 물을 많이 먹이세요." 외할머니가 조카를 우리에게 맡기면서 신신당부.. 더보기
18. 안폰카신시마(저작권없음) 시대마다 전쟁을 겪는 건가? 시대마다 나름의 어려움이 있겠지.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와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 시대 이후에, "나 때는 말이야, 말도 마라, 코로나가 얼마나 극성을 부렸는지."라고 썰을 풀 날이 있을 것 같다. 누군가는 코로나 시대의 상황에 대한 기록을 생생하게 남겨두어야 할 것 같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를 뵌 적은 없는데 얼핏 듣기로는, 벌목을 했다는 죄목으로 감옥에 갔다가 병을 얻어 돌아가셨다고 했다. 감옥살이를 하다가 귀한 생명을 저버려야 하는 시대가 있었나 보다. 어머니: 어머니는 일본에서 태어나서 열 살까지 그곳에서 살다가 해방을 맞이하여 귀국선(歸國船)을 타고 한국으로 돌아오셨다고 했다. 나라를 잃고 창씨개명을 하며, 주권도 인권도 유린당했던 시대의 아픔.. 더보기
17. 학교를 덮친 코로나 # 비대면 종업식날 감동하다 종업식날이었다. 학교에는 학생이 없었다. 비대면으로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일과 후에 몇 명의 학생들이 교무실에 들어왔다. 사탕, 초콜릿을 담은 쇼핑백을 들고 포스트잇이 잔뜩 붙은 롤링페이퍼를 들고 왔다. 갑자기 내 몸에서 행복 호르몬이라는 도파민이 솟아나는 듯했다. 2년 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코끝이 시큰거렸다. 그것은 2년간 코로나19와의 전투에서 학교가 이겼노라고 승전고를 울리는 듯했다. 내가 가르치는 학급의 학생들이 각 과목 선생님들께 자신들의 감사한 맘들을 적어서 마무리하는 대면 인사를 하러 온 것이었다. “처음에 영어가 재미없었는데 수업을 들을수록 흥미가 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ㅇ현 드림 정ㅇ현의 얼굴이 떠올랐다. 수업 시간에 점점 교사와 눈을 맞..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24】저는 '마혜자'입니다만 당신은 '마해자'신가요? 요즘 학생들은 신조어 제조기처럼 말을 곧잘 만든다. 그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러나 자기네들끼리는 잘 통한다. 그럴 때마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J가 하필 '쓰기' 수행평가 보는 날 결석했다. 그다음 날 등교한 J에게 을 발부해 주었다. "점심 식사한 후에 곧바로 교무실로 오는 것 잊지 마. 영어 수행평가 봐야지." J가 점심을 우선으로 먹은 후에 수행평가는 보러 오지 않을 것 같아 살짝 걱정이 됐다. J로 말할 것 같으면, 걔는 공부에는 관심 없는 학생이다. P가 그의 남친이다. 지난해부터 그들은 꽁냥꽁냥 잘 지내는 사이다. 쉬는 시간마다 그들은 자석처럼 붙어 다닌다. 복도나 구름다리에서 둘은 손을 잡고 있기도 한다. 아무튼 J는 열애 중이다. J는 영어에 대한 기본 실력이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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