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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실 엿보기

쌍둥이가 쌍으로 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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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보지 못했던 학생들의 모습을 '스포츠 데이'나 '학교축제'에서 보면 대견스럽다. 학생들은 저마다 지닌 재능이 다르다. 장기(長技) 또한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면 '고양이의 숨겨둔 발톱 같다' 생각이 든다.

 

 

Dam1은 쌍둥이다. 이미 발행한 브런치 글에 Dam1의 수업태도에 대해 말한 적 있다.

Dam1은 새 학기 첫 시간부터 눈에 띈 학생이다. 한 시간 내내 교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마치 자석으로 잡아 끄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수업 과정에서 하는 단순한 활동도 대단한 프로젝트처럼 해내는 학생이었다. 미루어 짐작컨대, 이번 수행평가에서도 Dam1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어우러진 활동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 소개되는 브런치 스토리에 Dam1의 수업 시간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https://brunch.co.kr/@mrschas/343

 

그런데 Dam1의 쌍둥이 동생, Dam2를 영어 에세이 대회를 실시하고 나서 지면으로 알게 됐다.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지만 그들은 쌍둥이란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한 날, 한 시에 태어났다고 어찌 저리 닮았을까? 맘속으로 생각하는 것이나 글씨체 등이 비슷하여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즉석에서 발표된 주제로 쓰는 에세이였는데 글의 분량까지 똑같았다. 쌍둥이가 쌍으로 짱 잘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이 즉석에서 주제를 받아 영어로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Dam 1/2 가 나란히 영어 실력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가르치는 Dam1의 수행평가 'My Dream Job'은 흠잡을 데 없는 우수작이었다.

이 수행평가를 Dam2는 어떻게 해냈을지 궁금했다.

수행 평가 활동지에 부착한 Name Card를 그려낸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 이미 <'라이징 스타'요람기>라는 글에서 보았듯이 Dam1의 그림 솜씨를 익히 알고 있었다. 그리기 실력에 자신의 창의력이 더해지니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 나온 것 같다.

 

게다가 Dam1은 스포츠 데이  릴레이 선수였다. 긴 다리로 성큼성큼 달리는가 싶더니 저만치 앞서 가던 주자를 제치고 우승했다. 스포츠에도 능한 Dam1은 도대체 못하는 게 뭘까?

학급별 '깃발 디자인 대회'에서 Dam1이 주도하여 완성했던 작품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쯤 되면 Dam1은 팔방미인이다. 그야말로 만능 엔터테이너다. 노래도 잘 부른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Dam1은 제3기 자유학기 강좌, <미스터맨 읽기> 수강생이었다. 그것은 내가 개설한 강좌다.

'미스터맨 시리즈' 독후 활동으로 완성한 작품이 걸작이었다. 그림 솜씨는 물론이거니와 독후 감상을 창의적으로 구상하여 만든 작품이 감동적이었다. 참 대단해 보였다. 그의 두뇌는 무한 말랑말랑한가 보다.

 

그런데 Dam2가 4기 자유학기 '주제 선택' 중, <미스터맨 읽기> 강좌를 수강 신청했다. Dam2  어떤 독후 활동 작품을 완성해 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올해 학교 축제에 이 쌍둥이들의 그림이 작품 전시실을 빛냈다. 어쩌면 이 쌍둥이들은 서로 함께 작업하여 시너지 효과가 났을지도 모른다. Dam1/2가 그린 그림을 보니 입이 떡 벌어졌다.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 학교 생활 해 나가면서 언제 이런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는지... 다른 친구들과 협업하여 그린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주로 Dam1/2가 주도하여 그린 듯하다. 왜냐하면 그들의 개인 작품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축제 작품 전시실에 Dam 1/2의 그림이 양 쪽 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두 그림은 다른 듯하나 아주 흡사하다. 깨알 같은 표현 하나하나를 살펴보니 탄성이 절로 났다.

 

[Dam1/2의 그림: 같은 듯하나 다르다.]
 

 

 Dam1/2 만큼 멋진 쌍둥이가  있다. Sung1/2도 쌍둥이다. 이 쌍둥이는 지난해 교내 팔씨름 대회에서 최종 결승으로 올라왔다.

 

그야말로,

"아무나 이겨라!"라고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학교 구성원 전체가 지켜보는 가운데 쌍둥이가 엎치락뒤치락하며 팔씨름으로 힘을 겨루었다. 결국 형이 이겼다. 그때만 해도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응원할 수 없었고 각 교실 팔씨름 경기가 생중계 됐다. 우리 모두, 희한한 팔씨름 결승전을 관전했다. 교실마다 응원하는 소리가 천정을 찌를 정도였다.


지난해 영어 시간에는 Sung1을 가르쳤다. Sung1이 영어 지문을 읽을 때였다. 목소리가 성악가 바리톤처럼 묵직했다. 그래서 인상 깊었다. 그는 영어권 원어민 보컬 발성법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 마음껏 칭찬해 주었다. 그다음부터 Sung1은 영어 수업에 더욱 성실한 모습이었다.

 

올해는 Sung2를 가르치고 있다. Sung2는 학급 부반장이다. Sung2의 목소리도 성악가 같은 톤이었다. 영어 시간에 Sung2의 영어 읽기를 듣고 내심 소름이 돋았다. '쌍둥이란 이런 건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이 쌍둥이는 스포츠를 좋아하며 공부도 곧잘 한다. 뿐만 아니라 친구들한테 인기도 많아 보였다.

 

"오늘 저희 반이 점심 리그에서 축구해요. 샘이 꼭 응원해주셔야 해요."

 

Sung2의  학급 학생들이 내게 말했다.

 

"알겠어. 꼭 지켜보며 응원할게."

 

점심시간에 선글라스부터 챙겼다. 운동장을 내려다보면 눈이 부셔 잠시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선글라스가 필요했다. 한참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데 똑같은 모습의 선수가 게임판의 아바타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Sung1/2였다.

다행히 한 명은 선수용 조끼를 입었고 다른 한 명은 체육복을 입고 있었다. 그래서 변별은 됐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12개 반 중에 하필 Sung1/2 두 학급이 맞붙게 되다니...

Sung1/2가 속한  두 학급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그런 라이벌이 없었다. 그들이 운동장을 가르며 공을 몰고 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색다른 재미였다. 이리저리 뛰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꿈을 꾸는 듯 신기할 뿐이었다. 결국 Sung2의 학급이 그 시합에서 이겼다.

 

 

또 다른 한쌍의 쌍둥이가 있는데 그들은 이란성인 듯하다. 내가 가르치는 Ha1은 여자인데 다른 반에 있는 Ha2는 남자란다.  

Ha1은 애교쟁이다. 수행평가를 할 때면 평가지 뒷면 하트  뿅뿅 그려 놓는다. 그리고 '선생님, 사랑해요.'라고 적어두는 학생이다. 그럴 시간에 하나라도 더 써낼 궁리를 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그런데 Ha1은  영어 기초가 약했다. 그렇지만 친구들과의 관계가 무척 돈독해 보였다.

 

Ha1의 장끼는 뜨개질이다. 수업을 끝내는 종이 울리면 곧장 뜨개질하던 실과 코바늘을 꺼내어 뭔가 뜨기 시작했다. Ha1 완성한 것은 검은색 도리였다. 제법 그럴싸했다. 자이언트 뜨개실로 짠 목도리는 돈을 주고 산 것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 이거 참 이쁜데... 내가 한번 해볼까?"

"와, 샘, 너무 잘 어울려요."

 

옆에  학생들이 손뼉 치며 좋아했다. 손재주가 있고 예쁜 것에 관심이 많은 Ha1은 이다음에 패션 디자이너가 될 것 같다. 

 

시 제4기 자유학기에 Ha2가 내 강좌를 신청했는지 다시 한번 출석부를 잘 확인해 봐야겠다. Ha2는 또 어떤 재주가 있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Ha1 보면 Ha2도 영어 관련 강좌보다는 만들기나 만지작거리는 종류의 강좌를 신청했을 것 같다.

 


 

한 학교에 쌍둥이가 몇 쌍 정도는 있기 마련이다. Dam1/2와 Sung1/2 행보가 참 멋지다. 수업시간에 보는 그들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들은 숨겨둔 발톱이 있었다.

Ha1/2는 이란성쌍둥이라 또 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다.

이들이 앞으로 잘 성장하여 혼자가 아닌 쌍둥이로 더 큰 활약을 할 것이다.

 

쌍둥이가 쌍으로 짱이다.

덧글: 드디어 Dam2의 MR.Men 독후 활동 작품이 완성되었습니다.

[Dam 2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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