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쌈닭 수준이었다.
특히 아버지한테 퍼부을 때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불도저 같았다.
한평생 장사를 하셨던 어머니는 진상 고객에게도 따발총처럼 퍼부어 대셨다.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참 싫어했지만 어머니의 목청은 부러울 때가 있었다. 교사인 내가 그런 어머니의 보컬 DNA를 물려받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내가 비밀스러운 얘기를 할 때 눈치 없이 크게 말한다고 어머니가 나무라곤 하셨다.
"기차 화통을 삶아 먹었나? 누가 듣겠다. 조용히 말해라."
쌈닭 같은 어머니였지만 조용하게 말을 할 때가 있다고 여기신 분이다.
남편은 ISFP 유형(성인군자형)이다. 항상 조용하고 차분하다. 검지 손가락을 자기 입술에 가져다 대며 나에게 조용히 말하라고 눈치를 줄 때가 있다. 그런 걸 보면 내가 눈치가 좀 부족한 듯하다. 눈치로는 팔삭둥인가 보다.
"쉿 조용히 조용히~"
"어때서?"
하여간 그럴 때 유쾌하지는 않다. 내가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없는 일을 말하는 것도 아닌데...
남편은 지나치게 조심하며 사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딸은 내게 잔소리를 자주 하는 편이다.
"엄마, 조용히 말해."
카페에 가면 딸은 내 목소리부터 챙긴다.
"엄마, 조용히 걸어. 쿵쾅거리면 어떡해?"
거실에서도 조금만 빨리 걸으면 금방 딸내미한테 한소리 듣는다.
'에구, 난 딸에게 늘 신경이 쓰이는 엄마구나.'
라고 자책할 때가 있다.
길을 걷다가도,
"엄마, 조용히 말하세요? 창피해요."라고 딸이 말하곤 한다. 엄마가 무안당할까 봐 걱정하는 딸이 고맙기도 하지만 그게 나는 불편하다.
내가 상황에 맞지 않게 목소리가 큰 이유는 교사이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보고 싶다.
한 교실에 30명 이상의 학생들이 수업을 한다. 모든 학생들에게 내 목소리가 들리게 하려면 아무래도 복식 호흡법으로 큰 소리를 내야만 한다.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나 보다. 그 발성법으로 말을 하면 목소리가 멀리까지 간다.
대화할 때 습관적으로 그 톤으로 말을 하게 되니 내 목소리가 대체적으로 크다.
항간에 들리는 말은 귀가 어두운 사람이 소리를 크게 낸다고들 한다. 나는 귀가 밝은 편이 아니다. 그것이 원인일까?
그런 내가 <MR. NOISY>를 읽으니 내 모습이 오버랩됐다.
그는 잠자는 데도 조용하지 않다.
It sounds more like a herd of elephants than a snore! (코 고는 소리라기보다는 코끼리 떼 소리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또한 빵과 고기를 가져다 나르면서도 "덩어리! 덩어리! 덩어리!"라고 시끌벅적하다. 잠자던 지렁이가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 보인다.
다음날 Mr. Noisy는 다시 Wobbletown으로 쇼핑을 갔습니다.
덩어리! 덩어리! 덩어리!
그는 Crumb 부인의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나는 빵 한 덩어리를 원해요"라고 그는 소리쳤다.
"미안해요, 뭐라고요?" Crumb 부인은 못 들은 척하며 물었다.
"나는 빵 한 덩어리를 먹고 싶어!!" Noisy 씨가 소리쳤다.
"미안해요." Crumb부인이 귀에 손을 갖다 대며 말했다. "말 좀 해주세요!"
"나는 한... 덩어리... 빵!!!" Noisy 씨가 소리쳤다.
"말이 안 들려요." Crumb 부인이 대답했다.
Mr. Noisy는 포기하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문을 아주 조용하게 열었다.
그리고 아주 젠틀하게 닫았다.
시끄럽게만 살아왔던 그는 전에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방식이었다. 그것도 그에게는 흥미로웠다.
Quietly and Gently(조용하고 부드럽게)
마침내 그는 어떻게 속삭이는지도 배우게 됐다.
(Mr. Noisy has learned how to whisper!)
라는 짧고 간단한 책 속에 잔잔한 울림이 있었다. 그 책 속에서 '시끄러운 나'를 만났다.
앞으로는 조용하고 부드럽게 이웃들에게 다가가리라.
우리 속담에 '과유불급'( 'To go beyond is as wrong as to fall short')이라는 말이 있다. 너무 큰 소리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지나친 것은 모자람보다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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