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어교실 엿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35】 가족 모두가 <Mr. Funny>입니다

728x90
반응형

웃음이 유난히 많았던 나는 어린 시절에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뭐가 좋아서 웃어? 세상에 웃을 일이 어디 있냐고?"

 

라며 아버지는 웃는 것을 싫어하셨다. 전통 유교 사상에 젖은 아버지는 실없이 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 에피소드를 글로 발행한 적이 있다.

 

https://brunch.co.kr/@mrschas/203

 


 

신혼 시절, 시댁엘 가면 온종일 웃을 일이 많았다. 시댁에서 며칠 보낸 후에 내 집으로 돌아오면 뱃가죽이 아파서 일주일 정도 고생했다. 하도 많이 웃어서 뱃가죽이 당겼다. 나도 모르게 "아야, 아야!" 소리가 절로 나왔다. 

 

시댁 식구들은 하나 같이 웃기는 사람들이었다.

MR. Funny( 엉뚱 씨)가 가득한 집이었다. MR. Funny( 엉뚱 씨)를 읽고 있자니 시댁 식구들의 얼굴이 차례대로 지나갔다. 

 


 

시아버지는 돌아가시는 전 날까지도 우스갯소리를 하실 정도였다. 손녀 내외가 찾아오니 손가락 하트를 해 보이시며 꽁냥꽁냥 잘 살아라며 축복하셨다.

[아버님이 돌아가실 것을 직감하고 이면지에 썼던  연서: 나는 살 수 없다. 사랑한다. 얼굴 보고 싶다. 희망 없다. 월요일 결과 보고... ] 

목관이 삽입되어 있어 소통이 안 되니 이면지나 화이트보드에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쓰곤 하셨다. 본인의 임종을 예감하시고 자녀들에 대한 사랑의 연서를 쓰신 분이다.

 

명절에 온 가족이 함께 모인 어느 해였다. 시아버지는 돈 문제로 화가 잔뜩 나셨다. 이성을 잃은 동물처럼 소리를 지르셨다.

 

"어이고, 내가 내 명에 못 살지. 저 웬수!"

 

시어머니가 진정을 하지 않는 시아버지를 말리다 지쳐 한 마디 하셨다. 

 

"그럼 우리 이혼하세. 웬수랑은 살 수 없는 거지. 요즘 황혼 이혼이 유행이여, 까짓 거 이혼서류에 도장 찍세."

 

라고 아버님이 큰 소리를 치셨다.

 

"아따~~~ 지발~~~"

 

어머니는 딱 한마디 하셨다. 그러자 시아버지가 갑자기 웃음을 참지 못하고 빵 터지셨다. 자녀들도 모두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다. 시어머니의 그 한마디는 지금도 자녀들 사이에 주고받곤 하는 명언이 되었다. '아따, 지발~'이라는 말은 '제발 그렇게만 되면 더 바랄 것이 없겠네.'라는 말이다. 촌철살인이었다. 

 

자녀들이 그렇게 아버지를 진정시켜도 화를 참지 못하셨는데 어머니의 그 한 마디에 조용해지셨다. 

 

어머니도 한 마디씩 하시면 그냥 개그 각이었다.

 

"저러커럼 생겨도 징하게 멋쟁이여."

 

거울을 보고 머리 빗는 사위를 보며 휙 내뱉는 말씀이었다. 웃음기 한 마디 없이 말씀하셔도 듣는 자들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게 수준 높은 개그 아니겠는가? 이 가족은 모두가 Mr. Funny였다. 

 


 

시댁 식구들은 웬만한 일에는 화를 내지 않았다. 그냥 누가 한마디만 하면 웃기 시작했다. 웃음은 웃음을 불렀다. 

 

내가 결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시댁 식구들은 아래 사진에 보이는 초가삼간에 살았다. 방이 달랑 두 개였는데 7 남매와 부모님, 그리고 할머니까지 함께 살았다. 

 

그런데 마을에 연고 없이 찾아든 한 가족이 있어 아버님은 방 하나를 그분들께 기꺼이 내주셨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방 하나에 온 가족이 살았다. 그래도 그들은 늘 웃고 행복했다. 

 

그래서 나는 저 사진의 제목을『가난한 날의 행복』이라고 말한다. 나머지 3남매는 어디 볼 일 보러 갔는지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다. 

저 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때 그날도 저분들은 마냥 행복했을 것이다. 그리고 서로를 챙기고 사랑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혈육에 대한 끈끈한 정이 이루 말할 수 없는 분들이다.

 

살금살금~

 

낮잠을 잔 후에 일하러 나가시는 어머니는 혹시 아들이 깨 더운 날에 일 돕는다 할까 봐 조심하셨다.

 

힐끔힐끔~

 

아들은 더운 날 어머니가 혼자 나가 일하실까 봐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실눈을 뜨고 낮잠을 잤다고 한다.

모자간에 서로 생각하는 마음이 눈물 없이 들을 수 없을 정도다.

[가난한 날의 행복/ 기분 좋은 한마디, 기분 좋은 하루!]

 

막내 시누이는 막춤의 대가다. 가족들이 모이면 흰 고무신을 신고 숟가락을 마이크 삼아 구성지게 노래를 불러 젖혔다. 그 모습은 전국 노래자랑 인기상 수준이다. 평소에는 얌전하다가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딴 사람이 된다. 흥과 끼를 주체할 수 없는 캐릭터다. 보고 있는 우리들은 배꼽을 잡고 웃곤 했다. 

 

둘째 시동생은 말만 했다 하면 웃기는 소리였다. 그분은 숨기는 것이 없다. 가식이 전혀 없는 분이었다. 그것은 곧바로 자존감이었다. 그러다 보니 모든 사람들이 그분을 좋아한다. 살이 쪘을 때는 아들 둘과 나란히 서서 배꼽을 드러내놓고 배꼽연주를 해대며 개그를 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마을에서 있었던 얘기는 만날 때마다 들었다. 그래도 들을 때마다 재미있었다. 

 

"세상에 구야 엄니는 대낮에 남자들을 자기 집으로 끌어 들잉께 우리가 가만 둘 수 없었제. 그래서 우리가 문에다 돌을 던지고, '구야 엄니는 식이 아배랑 잔대요.' 하고 도망갔어라. 그랬다가 우리 중에 한 놈이 잡혀서 죽을 만큼 얻어 맞았당께."

 

"또 우리는 김씨네 제사상에 있는 닭 한 마리를 훔쳐 나와 나눠 먹었는데 참 맛있더만요. 그러다가 달리기가 젤 느린 놈이 붙들려서 완전 혼나부렀제."

 

둘째 시동생의 무용담은 끝이 없었다. 그 얘기를 하도 재미있게 하니 우리는 손뼉을 치며 웃곤 했다.  

 


 

Mr. Funny lived inside a large teapot. So he decided to go out for a funny drive. While he was driving along the road, a large pig laughed to see his car and a worm laughed as well. Eventually Mr. Funny came to some sign posts. One of them says "This way to the Zoo." Unfortunately all the animals at the zoo have colds. He ends up cheering up the zoo animals with his jokes and humour before driving home again. No one has a sense of humour like Mr. Funny.

Funny 씨는 큰 찻주전자 안에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재미있는 드라이브를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가 길을 따라 운전하고 있는 동안 큰 돼지가 그의 차를 보고 웃었고, 벌레도 웃었습니다. 결국 Mr. Funny가 여러 갈래의 이정표 앞에 다다릅니다. 그중에 "동물원으로 가는 이 길"이라는 곳으로 향합니다. 불행히도 동물원의 모든 동물은 감기에 걸렸습니다. 그는 다시 집으로 운전하기 전에 농담과 유머로 동물원 동물들을 응원하게 됩니다. 모든 동물들이 Mr. Funny를 보고 기운을 차립니다. Mr. Funny만큼 유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벌레도, 돼지도 웃고 꽃들도  Mr. Funny를 보고 웃습니다. 시무룩한 코끼리도 Mr. Funny가 웃기자 코가 날아갈 정도로 웃고 또 웃습니다.]

 


Mr. Funny는 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시댁에는 Mr. Funny가 참 많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