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을 방불케 하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한사코 달려갔던 결혼식- 에필로그 순방을 방불케 했던 2박 3일의 일정, 그 끝자락은 그야말로 멘붕이었다.진주에 갔다가 대구를 거쳐 귀가하던 날, 전철 안에서 K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득달같이 우리를 만나러 오겠다던 그분은 바로 아들을 5년간 돌봐 주셨던 활보샘이었다. K 샘 부부는 우리 아들을 돌보는 활동보조 파트의 2/3를 도맡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갑자기 고향으로 이사를 가게 됐다고 했다.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일이 벌어져 우리 부부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맘을 추스르고 그분들이 떠나는 자리의 후임을 구하는 일에 전념했다. 그분들이 급작스럽게 떠나게 되어 시간이 빠듯했다. 후임을 세팅하는데 애로가 많았다. 2박 3일 동안 출타했다가 돌아오자마자 아들의 간병 체계를 정비하는데 신경을 쏟았다. 짐도 제대로 풀지 않은 .. 더보기 큰 파도가 훅~ 쓸려 나가매- 멀미를 하는 중이다 진주와 대구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활동보호사, K샘으로부터 의문의 문자를 받았다. 먼 길 떠났다가 오고 있는 우리를 득달같이 보겠다는 그분의 의중을 우리는 짐작할 수가 없었다. "저희가 고향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습니다." K샘의 말을 듣는 순간, 표정 관리부터 했다. 그냥 담담한 척했다. 그렇다고 울 것인가? 웃을 수는 더욱 없었다. 어질어질했다. K샘의 말은 우리에게는 폭탄선언과 같았다. 하루아침에 그런 날벼락이 없었다. 활동보호사가 활동보조 이용자에게 보름 전에 통보해야 하는 법이 있는 모양이었다. 우리가 출타했다가 돌아온 그날로부터 보름 후에 이사를 가신단다. 몇 개월 전에 그런 계획이 있노라고 언질을 했더라면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을 것 같았다. 마음의 준비라도 했을 것이다.. 더보기 전철 안에서 받은 의문의 문자는?- 훈훈한 소설? / 미스터리 추리 소설? 순방을 방불케 했던 진주, 대구 방문이 끝나는 날 오후였다.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서 서울역으로 왔다.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타면 환승 없이 한 번에 우리가 살고 있는 계양역에 도착한다. 공항철도 전철을 막 탔을 때였다. 원래 말수가 적은 K샘의 문자는 짧고 간단했다. 우리 부부는 K샘의 문자를 받고 서로 쳐다봤다. "뭐 맛있는 것을 준비하셨나 보네." K샘이 특식을 주문하여 전달해 줄 것만 같았다. 그런데 남편의 표정은 쏴해 보였다. "아닐 수도 있지. 무슨 할 말이 있으신가 본데..." 남편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할 말이 있으면 전화로 하셨겠죠. 왜 집으로 오시겠어요?" 아무 걱정 없이 큰소리치는 나와는 반대로 남편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우리는 공항철도 안에서 동상이몽이었다. 나는 훈훈.. 더보기 우린 순례자!- 산티아고 순례길 얘기 좀 들어 보자고요 대구 여동생네 카페인 '별꽃자리'에서 K샘과 N샘을 만나기로 약속해 두었다. 그분들은 일상을 접어두고 짬을 내셨다. 감사하게도... N샘은 딱 두 번 만난 분이다. 그야말로 브런치가 맺어준 인연이다. 나의 오랜 지인이었던 K샘이 동창인 N샘에게 내가 발행한 브런치 글의 링크를 전달하셨단다. 그때부터 N샘은 나의 브런치 구독자가 되셨다. N샘은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봉직하셨고 몇 년 전에 명예 퇴임하신 분이다. 그래서 N샘이 나의 구독자인 것이 영광스럽기도 했지만 조심스럽기도 했다. 전공자 앞에서 글을 쓴다는 게 좀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샘은 2년간 발행한 나의 브런치 글을 읽으시고 늘 공감해 주셨다. 그런 구독자가 있었으므로 나는 꾸준히 글을 써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나는 355편의 .. 더보기 브런치 '구독자'와 브런치를 먹다- 피천득 님의 '인연'을 다시 읽다 별꽃자리는 하늘 뷰, 산 뷰, 들 뷰, 밭 뷰, 강 뷰, 마을 뷰를 동시에 다 볼 수 있는 360도 뷰 맛집이다.[별꽃자리 2층]대구 여동생 집에서 하룻밤을 묵고 느지막이 출발하여 '별꽃자리' 베이커리 카페로 갔다. 거기서 K샘과 N샘을 만나기로 했다. 달포 전에 보내두었던 카톡을 잊지는 않았을지, 또 다른 일이 생기지는 않았을지 자못 궁금했다. 별꽃자리에 도착하니 두 분이 먼저 1층 프런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데자뷔 같았다. (이하 해후 장면은 사정상 삭제했습니다.) 브런치 구독자와 별꽃자리에서 브런치를 먹기로 했다. https://brunch.co.kr/@mrschas/12405화 구독자와 대면했어요!- 오작교가 된 브런치 | 브런치에서 노닐다 조카의 소개로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라는.. 더보기 '여동생' 없는 사람은 무슨 재미로 사는지...- 대구에 가서 여동생도 보아야 하리라 [행 19:21] 이 일이 있은 후에 바울이 마게도냐와 아가야를 거쳐 예루살렘에 가기로 작정하여 이르되 내가 거기 갔다가 후에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 하고... 성경, 사도행전에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라는 말이 있다. 진주 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니를 보러 나선 김에 대구에 사는 여동생도 보고 올 참이었다. '내가 진주에 갔다가 대구도 보아야 하리라. 내 여동생도 보아야 하리라!' 바울의 말을 패러디하며 출발했다. 지난번에도 같은 루트로 다녀왔다.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아서 내디딘 걸음에 만날 사람을 만나고, 볼 사람을 보기로 했다. 그래서 나의 출타는 순방을 방불케 한다.대구에 사는 여동생 부부에 대하여, 어떤 지인은,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명명했다. 여동생 부부는 신혼 때부터 지금까지 묵묵하게.. 더보기 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그렇게 우린~- 그들이 'on time'에 왔다 어머니가 지내는 요양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맛집을 예약해 두었다. 가정집을 개조하여 '집밥'을 내오는 식당이었다. 진주에 방문하기 한 달 전쯤에 미리, 선배와 친구에게 간단한 톡을 보냈다. 혹시 시간이 된다면 그 식당에서 만나 점심이라도 함께 먹자고... 사람이 시간을 낸다는 것은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방문객'이라는 시를 참 좋아한다. 선배와 친구가 그날 과연 나올 수 있을까? 사람이 온다는 것은 어마한 일이라는데... 그의 일생이 오는 것이고, 마음이 오는 것이란다. 방문객(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마음이 오는 것이다 - 그 갈.. 더보기 산 자를 위한 기도만 할 수 있으매- 어머니의 그 까만 눈동자를 떠올리며 진주에서의 날이 밝았다. 순방 같았던 그 일정의 하이라이트, '어머니를 뵈러 가는' 날이었다. 그날은 1월 중에 가장 바쁜 날이었다고 '타임라인 알림'이 왔다. 동생 내외는 출근했고 우리 부부만 아침 식사를 했다. 주인 없는 집에서 밥을 챙겨 먹었다.평소 아침을 제대로 먹지 않지만 제부가 정성으로 준비한 요리를 맛이라도 봐야 할 것 같았다. "지금까지 내가 먹어본 청국장 중에서 제일 맛있는데..." 제부는 청국장 맛으로 남편을 감동시켰다. 남편은 밥을 두 그릇이나 해치웠다.나는 남편과는 달랐다. 뭔가 내키지 않았다. 까다롭기 그지없는 내가 스스로 질린다. 남편처럼 맛있게 먹으면 좋으련만, 나는 그런 게 잘 안 된다. "참 별나다. 별쫑스럽다." 남달리 까탈스럽던 나를 향해 어머니는 늘 핀잔하시곤..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