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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실 엿보기

텐션을 끌어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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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저마다 지닌 재능이 다르다. 장기(長技) 또한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면 '고양이가 숨겨둔 발톱 같다.' 생각이 든다.

 

 


 

학교 교육 소식지 단골 취재거리 중 하나는 댄스 동아리, '텐션'의 활약에 관한 것이다.

[텐션의 공연을 취재한 학교 신문 기사 캡처]

청일점 Jun의  춤사위는 누가 봐도 감탄 수밖에 없었다. Jun 여자들만 있는 댄·동·*에서 자신감 있게 활동다. Jun에 대한 인상 오래도록 잊히지 않고 있다. Jun이 졸업하여 학교를 떠났지만  댄동의 인기는 여전했다.

 

댄동은 스포츠 데이나 축제, 합창 대회, 졸업식 등에서 특별 출연하여 화려하게 텐션을 끌어올려주곤 했다. 그 멋진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댄동 멤버들은 초대형 거울 앞에서 방과후에 댄스 연습을 다.

 

"샘, 저, 지난해에 샘이랑 자유학기 수업했는데..."

"어, 그랬지? 그랬던 것 같네."

 

Bin이 어느  내게 말을 걸었다. 지난해는 자유학기 강좌에서  Bin을 스쳐 지나갔지만 올 해는 Bin의 학급을 가르친다. Bin은 숫기 없는 학생이었다.  

 

Bin은 영어 실력이 괜찮았다. 수업 시간에 자기 몫을 잘 했지만  별다르게 눈에 띄지 않았다. Bin은 내향적인 'I'로 보였다.

 

"샘, 어제 저 보셨나요?"

 

Bin이 스포츠 데이 다음 날, 내게 말했다.

 

"아, 어... 제대로 못 봤네."

 

"저 댄동이에요. '텐션'의 멤버예요."

"그래?"

"모르셨죠?"

"그랬구나. Bin이가 텐션 멤버인  몰랐네. 미안해. 미리 알았더라면  내가 제대로 봤을 텐데..."

"괜찮아요. 저, 댄스 엄청 잘해요."

", 영어도 잘하는데 , 댄스 잘하는구나. 멋있다."

[스포츠 데이에 텐션의  축하 공연 영상]

그날 이후로 Bin 눈여겨봤다. 수업 중에 앉은 자세가 남달라 보였다. 체육복 바지를 입고 있어도 간지나 보였다. 텐션의 멤버라고 하니 달리 보였다.

 

"이번 축제 때는 꼭 너 볼게"

'에이, 그러면 창피해요.'라고 Bin이 말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였다. 폴짝폴짝 뛰며 좋아했다.

 

"진짜요? 그럼 제가 더 열심히 출게요."

"그래, 텐션을 끌어 올려봐."

 

Bin은 댄스에 진심인 게 틀림없었다. 

Bin에게 엄지척을 해주었다.

 


 

* 댄동 댄스 동아리의 줄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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