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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달에 본 보름달
너를 보고야 알았네
음력으로 보름께 라는 걸
달빛으로 노크했을 텐데
오디션 프로를 두 개나 봐 젖히며
아우성치는 노래 듣느라
너의 외침은 듣지 못했네
블라인드 내려
하루를 마감하려는
오늘은
방학하는 날이며
교직을 떠나는 날이고
주말이요
월말이며
연말이라
동짓달 기나긴 밤을
쉽게 지새우진 못할 것 같았다
그걸 너끈히 알아차리고
창 너머에서 기척을 보냈었구나
동녘 하늘길 다 지나고
새 날에게 길 비켜 주려
서쪽으로 막 넘어가려는 너를
우연찮게 봤네
동짓달 마지막 불금, 23시 50분에
음력 십일월 동짓달에 뜬 보름달에
그 누가 의미를 두랴?
봐주는 이 없는 쓸쓸한 무대에서
배역을 꽉 채우고
흔들리지 않는 제 속도로
시간의 줄타기를 또박또박 해내는
또바기 같은 동짓달, 보름달
너를 알아차린 나처럼
세상의 몇몇 사람도
너를 무시했던 미안함 때문에
씽긋 웃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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