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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베일라 베일라 스위스제  과도는 겁나 예리하다못 쓰는 고무장갑 손가락으로 골무를 낀다  잘난 자격증이나  달란트는겸손의  골무를 끼는 게 상책이다 서슬 퍼런 과도가 천혜향에 금을 긋고 알맹이를 볼가내듯 날 선 우월성으로는조심, 조심 또 조심   일상을 조각할 일이다   [예리한 스위스제 과도]                                                  [고무장갑 손가락으로 골무처럼 사용하면 안전][과도로 천혜향 벗기기] 더보기
지각 장례 for 아버지 지각 장례 for 아버지     작은 돌멩이도 때론 요긴하다며함부로 사람을 무시하지 말라던 아버지는맑은 정신으로 장터에 나가시곤 했다 해시계 따라 술잔이 비워지면천일관의 노란 탱자 나뭇가지에아버지가 더듬는 여자들의웃음소리가 날아 앉았다술에 젖어도 컴퍼스처럼 오두막으로 되돌아오던 아버지께우리는 일렬횡대로 아부지, 댕겨 오셨능교?군인 인사를 했다      꽃이 지천으로 만산에 붉었던 날아버지의 동공 속에 꽃 눈물이 번졌다, 아버지는살고 싶다고도 죽고 싶다고도 하지 않으셨다     보 쳐놓고 물 못 댄 인생이라며 울어주던 고모의 눈물 부피만 한 봉분(封墳)이 솟았지만, 거기에내 눈물은 보태지 않았다     삶이 뉘엿거리니문득문득 아버지가 그립다아버지는 아버지였다이제라도 아버지를 위해 한껏 울어본다아부지, 아부.. 더보기
오래 전 사랑 in 제주도 오래 전 사랑 in 제주도  협재 바다는 하늘빛이었고나의 눈물은 그대 눈물 빛깔 닮아 바다 색깔이었다      갈매기가 자맥질할 때나는 시어(詩語)만 뿌려댔다갈매기도, 그대도 나에 대해 몰랐다     쓸쓸한 바다와슬픈 물빛은우리의 다른 이름이었다주상절리 쪼개진 바위처럼사랑이 부서지고 있었다     인생길 먼 길 돌아다시 우리가 제주 바다에 선다면하늘색 바다와 까만 바위가 우리의 발소리를 기억할까 더보기
개미같은 인생 개미 같은 인생      무엇이 되어 보고 싶냐고 물었더니그녀는 자신이 마치 개미 같다고 했어요 땅 속 지하철 안,사람들 어깨에 매달린'프라o' 가방 체인이굵기도 하고가늘기도 하지만그 이름만큼 반짝이더래요 지옥철 타고 한평생 출, 퇴근하다가삶이 다 소진될 것 같더래요 묘비명은'개미처럼 살다 가다!'그 한 줄 뿐일 줄 알면서도떠밀리며 산대요 때로는 그 무엇이 되어보고 싶음은투사된 자신을 보고 싶은 거죠그녀는 자기가 바로 일개미라고 하네요 [커버:Bing 이미지] 더보기
남성의 향기 남성의 향기 한 남자가 말했다 커피가 되고 싶습니다일단 고양이한테 잡아먹혀야죠그 고양이가 응가를 하면나는 루왁* 커피가 되겠죠커피가 되어 그녀의 커피잔에서그녀가 좋아하는 향으로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남성의 향이 난다하고많은 것 중에커피가 되어보고 싶은그 남자의 여인이 궁금하다그 여인의 향기가 향긋하다     *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패러디한 제목. 《여인의 향기》( 女人의 香氣, 영어: Scent of a Woman)는 미국의 드라마 영화다. * 루왁커피: 사향고양이의 똥에서 추출한 커피 더보기
나무로 울다 나무로 울다 나는 울창한 숲 속, 한 그루 나무랍니다 잔바람에 가지 나부낄 때 엄마와 아기가 놀다 갔어요연인의 눈물도 말려주었지요노부부가 맨 정신으로긴 이별을 서로 고하기도 했어요 어느 날, 은둔형 외톨이가숲을 마음껏 마신 후자신의 마지막 숨을 마시더군요수면제 담았던 비닐봉지만 펄럭였어요 카운슬러도, 하나님도 아닌 나는그를 품어주지 못했어요 나무로 웁니다 나무 되어 웁니다 더보기
동상이뷰(view) 동상이뷰(view) 초록 빛깔  2호선을낙성대역에서 탔다 오후 4:30, 한가할 시간에도서울 지하철은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좌석에 앉은 일곱이스마트폰을 보고 있다인이어 끼고 히죽대는 이도 있다같은 폼이지만 동상이몽이다 앞에 앉은 20대 남자는어디까지 가려나?흔들리며 서있는 내가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나는 학교에서 뭘 가르쳤던 걸까?오히려 내가 부끄러워 남사스럽다홍대입구역까지 그는 키득대며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언제쯤 스마트해질까? 환승하여 공항철도를 타고서야 자리에 앉았다옆자리의 젊은이는 막 앉는가 싶더니어르신이 오르자, 군대 상사 대하듯 용수철처럼 일어나 자리를 내어 드린다어느 집 자제분인지? 두 젊은이는 동상이뷰(view)다  * 동상이뷰(view): 같은 자리에서 서로 다른 걸 보고 있거나 같은 자리에.. 더보기
추운 일기(日記) 추운 일기(日記) 한파가 성질을 부리며서울을 덮쳤을 때하필 서울대 사범대에서창의성 관련 연수를 받고 있었다이 시대는 창의성이 없으면 끝장이란 걸눈치챘던 날에,'S.N.U.'*  또렷이 새겨진롱패딩을 입은 학생이 지나갔다창의성 만땅일 것이고먹는 것엔 관심 없을 테고, 어쩌면이슬 먹고 살 것 같았다 마스크와 비니 모자 사이를 비집고 나온지성과 멋짐으로 영재스러운 그가체감 영하 20도에언 손으로 아. 아.*를 들었다얼. 죽. 아.*다먹고, 마시는 것이  행복인 줄도 아는 그는모르는 게 없나 본데, 12년째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 중증 환자, 내 아들은 무슨 재미로 사는지창의성을 논하는 일은아들에게는 사치다얼. 죽. 아. 따위는 더욱 넘. 사. 벽.*이다 * Seoul National University*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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