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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인천의 사자'가 여자 꼬시는 법 엄석대에게 맞아서 아들의 몸 곳곳에 멍이 들던 일은 일단락이 되었다. 그러나 아들의 사춘기 모습은 무지개 빛깔처럼 다양했다. 아들은 피아노 학원에 다니는 것을 참 싫어했다. "남자가 피아노 치면 멋있더구먼..." "학원 선생님이 내가 건반을 잘못 누르면 막대기로 손가락을 아프게 때린단 말이에요." "정신 바짝 차리고 연습하라는 뜻이지." "그게 아니에요. 그냥 악마 같아요." 아들은 피아노 학원에 가는 것을 싫어했다. 그래서 아들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피아노 학원을 건성건성 다녔다. '바이엘'은 끝냈고 '체르니 40'까지 겨우 도달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교회 점심 식사 시간에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박자와 음정이 맞지 않게 피아노를 쳐댔다. 주일 점심시간마다 아들의 피아노 두.. 더보기
7) 아들이 '엄석대'를 만나다 중학생 시절의 아들은 단 하루도 조용하지 않았다. 우리는 아들이 공부하는 꼴을 본 적이 없었다.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살았다. 주로 총쏘는 온라인 게임을 많이 했다. 녀석이 그 게임을 하도 많이하여 컴퓨터 화면에도 핏방울이 튀는 것 같았다. 한 번은 시어머니가 오셨을 때 게임을 하던 아들이 갑자기 장롱을 발로 차대기 시작했다. 아들은 게임이 맘대로 풀리지 않자 짜증이 폭발하여 퍼드덕댔다. 저 놈이 할머니 오셨다고 싫은 내색을 하는구만. 자식 하나 잘 낳아 놨네. 시어머니는 소리없이 눈물을 훔치셨다. 손주가 당신을 괄시하는 듯한 것도 서러우셨지만 시어머니가 그토록 아끼는 아들이 자식 녀석 때문에 맘 고생이 심할 것을 생각하셨던 것이다. 아들은 밤이 늦도록 게임을 하다가 지쳐서 잠이 들곤 했다. 그러다 보니.. 더보기
6) 아들은 '말썽쟁이' 중학생님이었다 중학교에 배정된 날부터 아들과 실랑이가 시작되었다. 아들은 학교의 교칙에 따라 그렇게 짧게는 머리를 깎지 못하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왜? 내 머리 길이를 다른 사람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냐고요? 아들은 얼토당토않은 논리를 내세웠다. 학생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교칙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기가 막혔다. 모두가 말끔하게 이발을 하고 입학식에 올 텐데... 아들은 자기 헤어 스타일을 그대로 한 채로 중학교 생활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매주 한 번씩 있는 용의 검사에서 아들은 두발 길이 때문에 늘 지적받았다. 담임선생님은 물론 학년 부장님도 아들을 지도하느라 진땀을 빼셨다. 말을 듣지 않겠다고 작정한 사춘기 중학생을 이길 자가 어디 있으랴? 우리도 아들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다. 아들.. 더보기
5) 내 아들이 '부진아'일까? 아들은 울보 떼쟁이었다. 방실방실 웃으며 애교를 부리는 아이는 누구나 귀여워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울보 떼쟁이었다. 아들은 걸핏하면 칭얼대고 보챘다. 그리고 아들은 겁도 많았다. "무서워, 무섭단 말이야. 저거 다 치워." 아들은 '무섭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아들은 '스탠드형 옷걸이 행거'를 보면 까무러치듯 무서워했다. 벽에 걸린 그림도 무서워했다. 옷걸이 행거를 무서워하는 아들 때문에 옷을 걸어 두는 대신에 옷으로 행거를 덮었다. 아들이 무섭다며 칭얼거려서 벽에 걸린 모든 그림에 신문지를 붙였다. "이 길로 안 갈 거야. 무서워." 아들은 길 가다가 갑자기 멈추며 소리를 지르곤 했다. 아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또 있었다. 옷가게에 서 있는 마네킹을 몹시 무서워했다. 아들은 마네킹이 있는.. 더보기
4) 가슴이 몇 번이나 내려앉더라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 준 영상을 봤다. 이제 막 뒤집기를 시작한 아기가 안경을 집어보려고 애쓰는 모습을 브이로그로 담아낸 것이었다. 숨죽이며 영상을 보고 있자니 내가 둘째 아이를 낳아서 카우던 일들이 하나씩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이 녀석은 낳는 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아이가 탯줄을 감고 나와 의료진들이 진땀을 뺐다. 둘째 아이가 임신되었다는 것을 알고도 산부인과에 가보지 않았다. 첫째를 임신했을 때 산부인과에 다니는 게 참 싫었다. 그래서 둘째를 임신했을 때는 정기검진을 아예 받지 않았다. 그리고 산부인과에 갔다가 혹시 태아가 아들이 아니라는 소리를 들을까 지레 겁이 났다. 그래서 둘째를 출산하는 날이 되어서야 산부인과에 갔다. 요즘 산모들에게는 그러한 나의 임산부 기간이 무모하게 여겨질 것.. 더보기
13.<포토 동화> 여뽀세요? https:// 아기가 제주도에 갔대요. 모든 것이 다 신기한가 봐요. 아기는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어요. 거기 아무도 없나요? 어느 누구랑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아기예요. 거기 누구 이 아기랑 놀아줄 분 없나요? 아기가 친구를 찾고 있어요. 아기의 제주도 여행은 오래오래 아기의 눈망울에 남아 있을 거예요. 배가 고팠나 봐요. 밥을 맛있게 먹고 있네요. 아기야, 무럭무럭 건강하게 잘 자라렴 ㅎㅎ 포토 동화.pdf [아기의 제주도 여행] [아기의 제주도 여행기] 더보기
12. 응답하라! 첫사랑 학교 가는 길은 멀었다 [출처:합천 문화재청] 왕따 나무 나의 고향은 합천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 자락에 있다. 윗마을은 솔악골, 묵촌이 있고 매일 해가 넘어가던 곳에는 독골이라는 마을이 있었다. 아랫마을에는 구정리와 장터가 있고 야성강을 건너서 구장터에 이르면 샛길도 있었다. 야로의 명물 ‘왕따 나무’가 있는 곳을 지나면 핏물 얼룩이 말라붙어 있는 샘이 있었다. 도살장이 있던 곳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핏물이 씻겨져 내리고 황소 귀신이 마치 머리채를 잡아채는 듯 섬찟하고 무서웠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은 멋모르고 신비한 세상으로 끌려가는 꼴이었다. 일상이 바빴던 부모님은 나를 데리고 입학식에 갈 수 없었다. 옆집에 사는 웃터 아재가 어차피 자기 아들, 기철이를 입학시키러 가는 김에 나까지 데려갔다. 왼.. 더보기
11. 톱니바퀴 사랑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린 듯하다. 남편과 나는 모든 면에서 잘 맞지 않는다.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린 듯하다. 그 원인은 아무래도 맞선 보는 당일에 결혼식 날짜를 잡아서 그랬을 것이다. ‘서로가 사랑했고 서로가 배반했다.’ 이런 시(詩)가 있었던 것 같다. 결혼 전까지 몇 번의 사랑을 했고 또한 실패도 했다. 누군가의 등쌀에 떠밀려 소위 맞선이란 걸 봤었고 지긋한 일상이나 피해 보려고 결혼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지금의 시누이 남편이 딱 한 번만 자기 처남을 만나보라 하여 날치기 맞선을 봤다. 바로 다음 날에 결혼 날짜를 잡기로 해둔 상태여서 지금의 남편과는 맞선 당일에 결혼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했다. 결혼 날짜는 3개월 후인 12월로 정했다. 그는 매일 한 통씩 편지를 보내왔다. 나는 한 번도 그 편지를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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