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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사의 가지각색 삶

12. 응답하라! 첫사랑 학교 가는 길은 멀었다 [출처:합천 문화재청] 왕따 나무 나의 고향은 합천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 자락에 있다. 윗마을은 솔악골, 묵촌이 있고 매일 해가 넘어가던 곳에는 독골이라는 마을이 있었다. 아랫마을에는 구정리와 장터가 있고 야성강을 건너서 구장터에 이르면 샛길도 있었다. 야로의 명물 ‘왕따 나무’가 있는 곳을 지나면 핏물 얼룩이 말라붙어 있는 샘이 있었다. 도살장이 있던 곳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핏물이 씻겨져 내리고 황소 귀신이 마치 머리채를 잡아채는 듯 섬찟하고 무서웠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은 멋모르고 신비한 세상으로 끌려가는 꼴이었다. 일상이 바빴던 부모님은 나를 데리고 입학식에 갈 수 없었다. 옆집에 사는 웃터 아재가 어차피 자기 아들, 기철이를 입학시키러 가는 김에 나까지 데려갔다. 왼.. 더보기
11. 톱니바퀴 사랑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린 듯하다. 남편과 나는 모든 면에서 잘 맞지 않는다.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린 듯하다. 그 원인은 아무래도 맞선 보는 당일에 결혼식 날짜를 잡아서 그랬을 것이다. ‘서로가 사랑했고 서로가 배반했다.’ 이런 시(詩)가 있었던 것 같다. 결혼 전까지 몇 번의 사랑을 했고 또한 실패도 했다. 누군가의 등쌀에 떠밀려 소위 맞선이란 걸 봤었고 지긋한 일상이나 피해 보려고 결혼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지금의 시누이 남편이 딱 한 번만 자기 처남을 만나보라 하여 날치기 맞선을 봤다. 바로 다음 날에 결혼 날짜를 잡기로 해둔 상태여서 지금의 남편과는 맞선 당일에 결혼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했다. 결혼 날짜는 3개월 후인 12월로 정했다. 그는 매일 한 통씩 편지를 보내왔다. 나는 한 번도 그 편지를 .. 더보기
10. 외숙모님 - 예감 외숙모가 조만간 돌아가실 것 같은 예감은 며칠 전부터 하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열흘 전이다. 외숙모에 대해 말하려면 어머니 얘기부터 해야 한다. 요양원에서 3년 정도 지내신 친정어머니가 뇌 연화로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서 한사코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고집을 피우기 시작하셨다. 어머니가 집이라 말하는 곳은, 요양원에 들어가기 전에 지내셨던 대구에 사는 여동생네를 말한다. 사업을 하는 여동생이, 섬망 증세가 있는 어머니께 붙어서 보살필 수 있는 형편이 못 된다. 울산에 사는 오빠도 있지만, 올케가 현직에 있으니 그곳도 마찬가지로 애매하다. 정답 없는 문제지를 들고 끙끙대는 수험생들처럼 의논하던 중에 진주에 사는 여동생이 조심스레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했다. 그 동생은 대수술도 여러 차례 했고 허약.. 더보기
9. 명절 독박~ "가는 날이 장날이고(곡하는 날이 장삿 날이다) 아픈 날이 명절이다." 어머니는 명절이면 여지없이 드러누우셨다. 그러시면서 저런 말씀을 종종 하셨다. "지글, 지글!" 명전 전날, 동네는 요리하는 소리가 가득했고 맛있는 기름 냄새도 풍겼다. 그러나 우리 집은 아니었다. "이 집은 명절 음식도 안 하고..." 당숙모네 감꽃을 지푸라기에 끼워 목걸이를 만들며 놀았다. 추석이 되면 감나무에 단감이 탐스럽게 열렸다. 추석 전날이면 언제나 당숙모는 단감을 한 소쿠리 담아 우리 집에 오시곤 했다. 그리고는 혀를 끌끌 차시며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우리 집안을 둘러보셨다. 명절 전 날, 밤늦도록 우리는 돈을 셌다. 마대 포대에 담긴 돈을 방바닥에 쏟아붓고 돈을 정리했다. 명절 대목이면 어머니의 신발가게는 문전성시를 이루.. 더보기
8. 국수예찬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음식이 따로 있기 마련이다. 내가 싫어하는 맛은 단맛이다. 먹기도 전에 미리 질린다. 그래서 나는 홍시나 바나나는 웬만해서는 안 먹는다. 특히 홍시는 달콤한 데다 물렁물렁하다. 홍시에 비해 단감을 좋아하는 걸 보면 단맛에도 미묘하게 맛깔이 다른가보다. 단맛에다 물컹한 맛이 더해지면 싫어하는 사람인가 보다. 식초나 홍초도 좋아하지 않는다. 신맛도 싫다. 고소한 땅콩이나 견과류도 거의 먹지 않는다. 고소해서 싫다. 만두는 너무 맛있어서 싫다. 인절미는 찰져서 질린다. 이런 내가 유독 좋아하는 것은 잔치 국수 맛이다. 단맛, 신맛도 아니고 고소하거나 느끼한 맛이 아니어서 좋다. 잔치 국수 내 유년 시절에는 동구 밖에 두레박 우물이 있었다. 아낙네들은 그곳에 와서 빨.. 더보기
7. 황토·편백에 입덕하다 ‘입덕’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황토에 입덕했다. ‘입덕’의 의미는 이렇다. 대중문화 중, 만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종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것. 반대말은 탈덕. [출처:나무 위키] 과학적, 의학적 접근 "황토가 참 좋다더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다. 황토에 대하여 전문적으로 연구한 것은 아니어서 과학적, 의학적인 전문적인 자료를 내밀 수는 없다. 몇몇 자료를 잠시 살펴본다. 황토의 효능은, 황토의 효소 성분과 원적외선 효과다. 황토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의 파장은 8-14 마이크론으로 우리 몸속 세포의 생리작용을 활발히 하고, 열에너지를 발생시켜 유해 물질을 방출하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황토 한 스푼에는 약 2억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다양한 효소들이 세포의 분자를 활성화해 인체의 신진대.. 더보기
6. S급 동서 동서는 다른 성(姓)의 남남이면서도 배우자들의 형제·자매 관계로 가까워진 사이다. 무슨 일을 자기가 하고 싶어 하면서도 은근히 남에게 먼저 권하는 경우, ‘동서 보고 춤추란다.’라는 속담이 있다. 더러는 동서 간에 시새움이나 불화가 따르기도 한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B급 며느리’라는 독립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A급 며느리도 있다는 말이다. 대한민국 며느리들이 짊어져 온 모든 억압과 착취에 맞서겠다는 B급 며느리 ‘진영’ 때문에 남편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짝이었다. 그 영화 속의 B급 며느리의 입장이 대부분 이해가 됐다. 시대가 확 바뀌었기 때문에 고부간의 관계에 대하여 인식의 틀을 깨야 할 것 같다. 상호가 편한 대로 살면 되지 않을까? 말은 쉬우나 실상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 더보기
5. 거미의 아침(자작시) 아침마다 나를 빼닮은 직장인들이 동동거린다 거미줄에 걸린 생명처럼 아파트 정문 앞 거미네 공사장은 밤새 분주했던 모양이다 개발 비리 없이 철근 누락도 없이 준공식 테이프를 자른다 영롱한 물방울이 먼저 걸려들었다 몇 마리 곤충도 거미줄에 묶여 자투리 생을 부여잡고 발버둥 친다 거미의 아침은 안녕이나 서늘한 바람이 분다 수많은 줄을 뜨개질하여 집을 지었던 그곳에 [거미가 집을 짓기 시작했다. / 슬슬 거미 자신의 몸뚱이 보다 큰 놈이 걸려들었다.] [정교하게 거미줄을 쳐 놓고 걸려든 몇몇 곤충들의 바둥거림을 지켜보는 거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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