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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사의 가지각색 삶

35. 교회 후배, '은도' 꿈도 진로도 모른 채로 뭔가에 떠밀려서 나는 '진주여고' 학생이 되었다. 집안 형편이 딸내미를 타 도시에서 공부를 시킬 정도가 아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들이 잘 맞아떨어져서 집을 떠나서 진주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몇 주만에 학교를 그만둬야겠다는 맘이 생겼다. 이러다가는 집안 살림이 거덜 날 것 같았다. 학교생활을 더 하느니 마느니 하며 부모님과 티격태격했다. 겨우 마음을 잡고 진주에서 1년을 보낸 후에, 교회에 다녀야겠다고 맘먹었다. 학급에서 제일 예뻤던 경아(가명)와 함께 다니기 시작한 교회에서는 그 애에게만 관심을 두는 것 같았다. 그런 취급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나는 그 상황을 견딜 수가 없었다. 경아에게는 말을 하지 않고 다른 교회에 다니기로 했다. 옮겨간 교회에서 '은도'라는 후배를.. 더보기
34. 자존심 만큼의 값을 지불한 영어 '글쓰기' 수업료 연수란 연수는 다 참석했다. 근무 시간 전후는 물론이고 방학 때도 원어민과 함께하는 연수를 꼭 챙겨서 참석했다. 거의 10년이 넘게 '영어 늪'에 빠져서 지냈다. 꿈속에서도 원어민을 만나서 영어로 대화하는 꿈을 꿀 정도였다. 6개월간 미국 현지에 있는 원어민과 화상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연수도 받았고 4주간 미국 델라웨어 주립대학 인턴십 코스도 다녀왔다. 그러면서도 늘 맘 속으로 간절히 바랐던 것은, Intensive Course(심화 과정) 대상자로 선발되는 것이었다. 선발되는 조건을 살펴보니 넘을 수 없는 벽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간절함이 통했는지, 인천시에서 중등 영어 교사 20명을 선발하는 관문에서, 40세를 기준으로 하여 두 파트로 나누어서 선발한다는 공문이 왔었다. 운 좋게.. 더보기
33. 여행은 시(詩)를 낳는다 여행의 감상을 적은 시 몇 편을 올려봅니다. 파도 을왕리의 파도는, 횟집 알바가 샤이니 빛깔 머릴 말총으로 묶고 젊은 티를 내며 일하다가 호텔로 들어가는 연인들의 눈과 마주치면 훌훌 다 내던지거나 또순이로 살겠다는 양가감정이 밀려왔다가 다시 쓸려 가는 그녀의 맘이다 일상이 반짝이는 섬, 소무의도 췌장 뒤에 꼭꼭 숨어 있는 비장 같았다. 소무의도는, 영종대교 지나 무의 대교 넘어서 인도교도 지났으니 ‘뚫어 놓으니 열린 섬이네’라고 그가 말했다. 일상이 반짝이는 섬에 당도한 자들은 코로나 통발에 걸린 듯하다 '황금이'라는 앵무새는 "안녕하세요?"라고 몇 번이나 물어본다 사람이 새장 속에 갇혀 사는데 안녕은 무슨? 매미 한여름 길 위에 처참하게 죽어있는 매미 맴맴 맴맴맴 간 밤 시끄럽게 울던 그 매미인가? 숱.. 더보기
32. No.46 구독자 국민가수 이솔로몬의 산문집 [1박 2일로 만나는 길] 지난겨울 방학 때, 일요일 오후마다,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우리 부부의 삶에 창을 열어주는 듯한 일이 생겼다. 10년간은 아들의 간병으로 짬이 나지 않았다. 아들이, 활동 보조사들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일, 월요일 이틀간은, 오후에 3시간 동안 두 명의 활동 보조사가 동시에 근무하는 때라서, 아들의 재활운동을 위해서 휠체어에 싣고 내리는 일의 전담이었던 남편의 손길이 필요치 않았다. 아들의 곁을 잠시 떠나도 되었다. 이 평범한 여유로움이 우리에게는 숨통을 틔우게 하는 큰 힐링의 시간이었다. 우리는 마치 금광을 발견한 자들만큼이나 신이 났다. 남편과 함께 동네 주변 산책로를 걸었다. 추운 겨울이었는데도 훈훈했다. "이럴 게 아니라 매주 1박 .. 더보기
31. 어느 날 팔찌가 사라졌다 팔찌가 사라졌다 저녁 식사 후에,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며 TV를 봤다. '뜨거운 씽어즈'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탤런트 윤유선 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녀는, '여성 여성'하게 예쁜 팔찌를 여러 개 끼고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내 손목으로 눈이 갔다. [시 아버지의 순금 반지를 녹여서 만든 6개의 14K 반지] "어디 갔지?" 내 손목에 있어야 할 팔찌가 보이지 않았다. 팔찌를 봤던 기억이 아련하다. 마음이 약간 켕기는 것은, 그 팔찌가 헐렁해서 롱로즈를 이용하여 길이를 좀 줄인 적이 있다. 미세한 틈으로 고리가 몇 번 빠진 적이 있었다. 팔찌가 없어졌다는 내 말에 남편은 한마디의 말도 없었다. - 도대체 정신을 어디다 두고 살아? -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자기 손목에 팔찌가 없어진 걸 몰라?.. 더보기
30. '메종 to 메종' 에 다녀오다 'Maison to Maison' 코로나 시대 동안에는 해외여행을 가는 것은 엄두를 못 냈다. 음악회, 전시회에 가는 것도 다 포기하고 지냈다. 이제는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마무리하고 위드 코로나로 삶의 빗장이 조금씩 풀리고 있는 듯하다. 축구장에 꽉 찬 관중을 보니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다.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여전히 조심스러운 마음이긴 하지만, 'Maison to Maison'이라는 전시회에 가보기로 맘을 먹고 티켓을 구했다. 이 전시회에 가는 발걸음이 설레는 이유가 있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나 토론토 온타리오 미술관(AGO) 등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일정에 쫓기어서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이번에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차분히 한번 돌아볼 요량이었다. 팬데믹 시.. 더보기
29. [인간극장 레전드]를 정주행하다 , 지금도 행복할까? 소일거리 중 하나로, [인간극장 레전드]를 정주행하고 있다. 다큐가 주는 풋풋한 감동과 탄탄한 구성에 내레이션을 가미한 편집이 'TV로 읽는 독서'같은 느낌이다. 갈수록 책 읽기가 쉽지 않다. 책을 읽다 보면 금방 눈에 피곤함이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그런 애로점의 해소 방편으로 택한 일종의 독서 비법이다. 책 대신에 스크린이나 폰으로 읽는 것이 서서히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인간극장 : 한 지붕 세 남편 [인간극장 레전드]의 영상들은 대체적으로 10년 이상 된 내용들이다. 레전드라는 말 맞다나 내용들이 범상치 않다. 최근에 한 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몇 번이나 삼켰다. 제목은 '한 지붕 세 남편'이었다. 줄거리는, 결혼은 한 사람과 했는데, 어쩌다 보니 두 명의 남편이 더 생겼다. .. 더보기
28. [드라마 리뷰] <신사와 아가씨>를 봤습니다 드라마를 봅니다 나는 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는다. "늙어갈수록 감성이 사그라드니 드라마를 봐야 한다"라고 지인이 말했다. 달달한 OST에 먼저 이끌리어, 라는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드라마라는 게 중독성이 있어서 한 번 보게 되면 빠져들기 마련이다. 이 드라마를 챙겨서 본방 사수를 하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는 사랑이라는 연결 끈이 잔가지처럼 많이 뻗어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랑에 대한 정의도 제 각각이었다. 아이를 셋 가진 중년 남자 영국과 파릇한 20대 단단이와의 사랑이 원가지인 셈이다. 그 주변으로, 의대생과 고아 아가씨와의 사랑, 영국에게 빌붙어서 살아보겠다고 갖은 수단을 다 부리는 조사라, 박단단 아버지 박수철, 그리고 고아 아가씨의 외할머니 등등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많다. 그래서 사랑도 많다.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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