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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사의 가지각색 삶

27. [영화리뷰] 총구 앞에서도 당당하게 걷던 아빠. 귀도 (인생은 아름다워) 이 영화가 참 좋다는 얘기를 몇 번 들었다. 맞는 말이었다. 좋았다. 내게는 참 좋았다. 영화 줄거리 로마에 갓 상경한 시골 총각 ‘귀도’는 운명처럼 만난 여인 ‘도라’에게 첫눈에 반한다. 넘치는 재치와 유머로 약혼자가 있던 그녀를 사로잡은 ‘귀도’는 ‘도라’와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분신과도 같은 아들 ‘조수아’를 얻는다. ‘조수아’의 다섯 살 생일, 갑작스레 들이닥친 군인들은 ‘귀도’와 ‘조수아’를 수용소 행 기차에 실어버리고, 소식을 들은 ‘도라’ 역시 기차에 따라 오른다. ‘귀도’는 아들을 달래기 위해 무자비한 수용소 생활을 단체 게임이라 속이고 1,000점을 따는 우승자에게는 진짜 탱크가 주어진다고 말한다. 불안한 하루하루가 지나 어느덧 전쟁이 끝났다는 말을 들은 ‘귀도’는 마지막으로 ‘조수아’를.. 더보기
26. '아이디어'로운 간병생활 그날은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신이 났었다. 출근을 하지 않고 포항행 국내선 비행기를 타는 기분이 참 묘하고도 좋았다. 전날 밤에 부재중 통화 내역이 한가득이었다. 아들이 머리 수술을 했다고,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던 딸이 연락을 계속 시도했던 것이다. 아침에야 딸과 통화가 되었고 아들이 자전거에서 넘어졌다고 했다. - 자전거에 넘어졌는데, 뭐. - 그래, 무슨 큰 일이야 있겠어? - 다리나 팔을 다치지 않고 머리를 다쳤네? 그럴 수도 있겠네. - 짜식ㅠㅠ 겁도 많은 데 많이 놀랐겠네 - 아깝다! 며칠 전에 멋 낸다고 파마했던데? 수술한다고 삭발했겠네. - 수술은 잘 됐겠지? - 요즘은 의술이 좋아서 간도 뗐다 붙였다 하는데, 뭐. 중환자실에 들어가니 머리를 붕대로 칭칭 감고 오른쪽 눈두덩이는 숯검댕이.. 더보기
25. 노아처럼 내 동생은 카페를 지었다 노아의 방주 성경, 창세기 6장에는 노아가 하나님의 명을 받고 방주를 짓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방주를 만드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노아는 하나님의 명대로 잣나무로 방주를 짓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노아가 그 방주를 짓던 때는 마른하늘이었다. 비가 올 기미도 없었으나, 믿음으로 노아는 아직 보이지 않는 일에 경고하심을 받아 경외함으로 방주를 준비하여 그 집을 구원하였으니 이로 말미암아 세상을 정죄하고 믿음을 따르는 의의 상속자가 되었느니라(히브리서 11:7)라고 히브리서에서는 노아의 믿음을 칭찬한다. 여동생, 옥이 여동생 옥이가 지금 건물을 짓고 있는 중이다. 그 소식을 간간이 전해 들으니 방주를 짓던 '노아'가 생각났다. 노아는 묵묵히 마른하늘 아래에서 땀을 흘리며 방주를 만들.. 더보기
24. 조카 결혼식 불참 사유 - 조카에 대한 남다른 추억 내일 모레는, 친정 조카가 진주에서 결혼하는 날이다. 조카가 8명이나 되지만 이 조카는 남다르다. 장조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혼 전에 잠시 키운 적이 있어서 더 유별나게 정이 간다. 오빠 내외가 현직 교사였으니 육아 문제가 큰 일이었다. 그 시절만 해도 육아 도우미를 구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었고 친가나 외가에서 형편 되는 사람이 돌보는 경우가 많았다. 친할머니가 잠시 돌보다가 이모가 돌보기도 했다. 때로는 사람을 구해서 육아를 부탁하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사정이 생겨서 어린 조카는 친가인 우리 집으로 왔었다. 제때 우유를 챙겨주지 않으면 쾍쾍거리며 울던 조카다. "이 아기는 물을 많이 먹어요, 틈나는 대로 물을 많이 먹이세요." 외할머니가 조카를 우리에게 맡기면서 신신당부.. 더보기
23. 어머니, 꽃구경가요! '어머니'를 만나다 시내버스를 타고 교회에 가던 일요일 아침이었다. 맞은편에 앉은 한 분과 눈이 마주쳤다. "아침부터 무슨 짐을 그렇게 잔뜩?" 이라고 묻는 듯했다. '내 짐이 아니에요.' 나는 이 짐들과 무관하다고 눈짓을 보냈다. 내 발 옆에, 크고 작은 채소 뭉치 보자기가 보였다. 그 옆에는 의자용 보행기도 있었다. 그때 뒷좌석에 앉아 있던 어르신이, "내가 내릴 때 이거 좀 도와줘요."라고 한다. 돌아보니 짐이 한두 개가 아니다. "아, 네~, 아무 염려 말고 몸만 내리세요. 제가 다 들어서 내려드릴 게요." 나도 놀랬다. 나의 어머니가 늘 짐을 챙겨 들고 다녀서 그런 모양새가 참 싫었던 나였는데... 진심을 다해서 그분을 돕고 싶었다. 이윽고 버스가 정류장에 멎었고 옆에 있는 젊은 여자분은 나보다.. 더보기
22. '나비효과'라는 것이 있기는 한가 봅니다 오빠의 아들, 조카가 진주에서 결혼하게 된다는 청첩이 왔다. 조카가 진주에서 평생 반려자를 만나서 신접살이 집을 마련한다는 올케언니의 전화를 받고 인생 각본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복선은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맘이 많이 설렜다. 숫기 없던 내가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출세한 격이 되었다. 새로운 세계가 무대처럼 내 인생 앞길에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그때는 눈치채지 못했다. 1학년 담임, 김○도 담임선생님은 어린 우리에게 신기한 공책을 보여주셨다. 전과목을 한 권에 다 쓸 수 있는 것이라며 '월남 공책'이라 하셨다. 내 맘은 물결치기 시작했다. 아, 저걸 가지는 사람은 참 좋겠다고 내심 부러워했다. “이번 시험 성적이 제일 좋은 학생에게 이 공책을 상으로 줄 거예요... 더보기
21. <무진기행>을 읽으신 분만을 위하여 "늦깎이 영어교사의 이력서"라는 제목으로 브런치 작가에 등단되었는데 서랍 속에 있는 다른 출품작이 좀 무거운 주제라서 잠시 호흡 고르기를 하며 쉬어갈 겸, '결말 이어쓰기'를 한 번 해봤습니다. 이솔로몬 가수가 추천했던 '무진기행'을, 원어민 교사와 수업할 때 배웠던 결말 이어 쓰기 기법으로 글을 써보았습니다. 무진기행 전문을 읽은 후에 보시면 재미가 더할 것이고 아메리카노를 곁들이면 한층 향긋한 글 읽기가 될 것입니다. 무진(霧津)으로 가는 버스 버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여느 때처럼 라는 이정비(里程碑)부터 눈여겨 찾기 시작했다. 그것은 무진으로 향할 때마다 습관처럼 하게 되는 내 몸짓이다. 나는 맨 뒷자리를 차지했다. 모자는 푹 눌러쓰고 2년 넘게 내 얼굴의 일부가 되어버린 부직포 마스크를 꼈다.. 더보기
20. 날이 밝으니 딴 사람이 되어 있더라구요 배신(背信)은 믿음이나 의리를 저버리는 일이다. 배신의 종류는 다양할 것이다. 살다가 배신이란 것은 당할 게 못 된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얼마 되지 않아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교사 발령을 받지 않아서 딱히 하는 일이 없던 나는 아버지의 빈자리를 대신하려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부모님은 오일장 장터 안에 나무 판때기를 대어 만든 하꼬방을 만들어서 지냈었다. 나는 그렇게는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윗마을에 있던 옛집을 처분했다. 장터 안에 있던 판자 가게를 대신하여 도로가에 있는 상가로 옮겼다. 그 상가는 점포가 나란히 둘 있었다. 옆 점포는 진이네 시계방이었다. 그 상가 뒤편에는 세 가정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 부엌이 있었다. 점포에는 방 하나씩이 딸려 있었다. 한 부엌에 아궁이가 셋이니 어느 가정이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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