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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동상이뷰(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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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뷰(view)

 

록 빛깔  2호선을

낙성대역에서 탔다

 

오후 4:30, 한가할 시간에도

서울 지하철은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좌석에 앉은 일곱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인이어 끼고 히죽대는 이도 있다

같은 폼이지만 동상이몽이다

 

앞에 앉은 20대 남자는

어디까지 가려나?

흔들리며 서있는 내가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나는 학교에서 뭘 가르쳤던 걸까?

오히려 내가 부끄러워 남사스럽다

홍대입구역까지 그는 키득대며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

언제쯤 스마트해질까?

 

환승하여 공항철도를 타고서야 자리에 앉았다

옆자리의 젊은이는 막 앉는가 싶더니

어르신이 오르자, 군대 상사 대하듯 

용수철처럼 일어나 자리를 내어 드린다

어느 집 자제분인지?

 

두 젊은이는 동상이뷰(view)다

 

 


* 동상이뷰(view): 같은 자리에서 서로 다른 걸 보고 있거나 

같은 자리에 있으나 다른 모습인 것을 표현하려고 

작가가 임의로 만든 신조어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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