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가 있는 풍경

추운 일기(日記)

728x90
반응형

추운 일기(日記)

 

한파가 성질을 부리며

서울을 덮쳤 때

하필 서울대 사범대에서

창의성 관련 연수를 받고 있었다

이 시대는 창의성이 없으면 끝장이란 걸

눈치던 날,

'S.N.U.'*  또렷이 새겨진

롱패딩을 입은 학생 지나갔다

창의성 만땅일 

먹는 것엔 관심 없을 테고, 어쩌면

이슬 먹고 살 것 같았다

 

마스크와 비니 모자 사이를 비집고 나온

지성과 멋짐으로 영재스러운 그가

체감 영하 20도에

언 손으로 아. 아.* 었다

얼. 죽. 아.*

, 마시는 것이  행복  아는 그는

모르는 게 없나 본데,

 

12년째 물 한 모금 마지 못한 중증 환자, 

내 아들은 무슨 재미로 

창의성을 논하는 일은

아들에게는 사치

얼. 죽. 아. 따위는 

더욱 넘. 사. 벽.*이다

 


* Seoul National University

* 이스 메리카노

*  어도 이스 아메리카노

* 을 수 없는 차원의 

 

[사진: 지식백과]

728x90
반응형

'시가 있는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로 울다  (1) 2024.06.19
동상이뷰(view)  (1) 2024.06.03
해후의 방(단톡방)  (0) 2024.06.02
예고 없이 내리는 눈  (2) 2024.06.01
신호등 앞에서  (0) 2024.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