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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궂은 것은 감기였다 코로나가 그토록 온 세상을 괴롭히더니 이제는 감기며 독감까지 함께 설쳤다. 한 반의 과반수가 감기 환자일 정도였다. 온통 감기였다.나는 유독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왜냐하면 아들이 병상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아들이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이 복잡해진다. 그래서 나는 코로나 시국, 4년 여 동안에 단 한 번도 마스크를 벗고 수업한 적이 없다. 나 자신을 보호해야만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을 때부터 마스크를 벗고 수업했다. 당연하다. 마스크를 낀 채로 수업하는 것은 상상 그 이상으로 힘들다. 나도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다. 어느 날 수업하러 갔더니 교탁 옆에 허접한 그림 한 장이 있었다."이게 뭐냐?""선생님들.. 더보기
아무래도 방목형 담임인 듯 쉬는 시간마다 담임이 자기 학급을 챙기는 분이 있다. 그런가 하면, 그냥 중요한 것만 챙기고 대충대충 넘어가는 담임도 있다. 그런 분을 일컬어 '방목형' 담임이라 한다. 담임이 꼼꼼하게 잘 챙기는 학급은 오히려 교과 시간에 말썽을 피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담임의 눈길을 피해 교과 시간에 허튼짓을 하곤 했다. 그런데 방목형 담임인 학급은 교과 시간에 바짝 긴장한다. 담임에게서 느끼지 않았던 분위기가 익숙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럴 경우, 그런 학급은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한다. 연대의식이 끈끈하다. 10반 담임은 방목형인 것 같다. 나는 그 반의 부담임이다. 부담임은, 담임이 출장을 가거나 부득이한 경우가 생겼을 때 담임 역할을 대신한다. 10반 담임은 신규 발령을 받은 체육 교사다. 스포츠 데이 때, 10.. 더보기
이런 학급 또 없습니다 자유학기 시간에, Mr. Men의 독후활동으로 '한 줄 평 쓰기'와 '캐릭터 그리기'를 했다. 읽은 책을 한 줄로 요약하는 활동에 학생들은 진지했다. 그 시간에는 휴대폰을 지참하도록 했다. 모르는 단어가 있더라도 후루룩 읽어가는 '읽기 기법'이 있긴 하나 꼭 찾아 봐야할 단어가 있으면 자기의 휴대폰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주제선택, 'Mr.Men 읽기' 수강생들의 '캐릭터 그리기' 독후 작품을 정리하다 보니 유독 한 학급이 눈에 띄었다. 대부분의 우수작품이 그 학급에서 나왔다. 그 학급의 담임은 미술 선생님이다. 그래서였을까? 10개 학급 중에 그 반 학생들의 작품은 대체적으로 멋졌다. 그래서 담임께 메시지를 보냈다. 그랬더니 담임 선생님도 학생들 작품에 감동하셨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그 작품을 나.. 더보기
그들의 교집합은 과학이었다 학생들은 저마다 지닌 재능이 다르다. 장기(長技) 또한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면 '고양이가 숨겨둔 발톱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두 개 학년을 가르치고 있다. 학년을 '걸치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다. 한 개 학년만 전담할 때보다는 긴장이 더 된다. 1학년 수업을 한 후에 그다음 시간에 2학년 교실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 그래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2학년 수업을 하는 학급에 이미 아는 학생도 있었지만 낯선 학생이 꽤 있었다. 그 반의 So는 지난해 가르쳤던 학생이 아니었다. 기가 좀 세 보였다. 새 학년, 첫 시간이었다. 1단원 학습지를 배부하는 중이었다. "저어기, 선생님, 아무래도 이건 잘못된 것 같은데요." 미처 수업 진도가 나가지도 않은 학습지에서, So가 .. 더보기
좌충우돌 사춘기 소나타 학생들은 저마다 지닌 재능이 다르다. 장기(長技) 또한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면 '고양이가 숨겨둔 발톱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Hee에 대한 첫 기억 지난해였다. Hee의 담임이 코로나에 걸렸다. 나는 그 반의 부담임이었다. 그래서 한 주간 동안 담임을 대신하여 그 반을 관리했다. 학년 초에는, 배부된 통신문 하단에 있는 절취선을 잘라 회신받아야 하는 게 많다. 당연히 부모님의 사인이 필요한 것들이었다. Hee는 그때까지 대부분의 회신문을 제출하지 않았다. 그래서 궁리했다. 어떻게 하면 Hee 에게서 그 밀린 회신문을 다 챙겨 받을 수 있을까? 일단 예쁜 L자 파일에 통신문을 챙겨 담아 Hee에게 줬다. 그리고 Hee의 부모님께 전화하여 협조를 부탁했다. 그다음 날이었다. "짠~" .. 더보기
충분히 반짝이고 우렁차도다 학생들은 저마다 지닌 재능이 다르다. 장기(長技) 또한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면 '고양이가 숨겨둔 발톱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Ji가 결석했다. 조부상이라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아무리 떠올려도 Ji의 얼굴이 생각나지 않았다. 한 학기를 보냈고 이어 2학기도 거반 지나가는 시점이었는데... Ji의 얼굴을 단번에 기억해내지 못하여 Ji에게 미안했다. 몇 해전, 원어민 교사에게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한국은 모든 학생의 헤어스타일이 같고 교복을 입고 있으니 누가 누구인지 구분을 하기 어렵다. 얼굴도 비슷하게 생긴 것 같다."라고 했었다. 그때만 해도 여학생의 단발머리 기장이 귀밑 10cm가 넘으면 규정 위반으로 적발하던 때였으니... 그 원어민의 말이 공감됐다. 남학생은 .. 더보기
'다이너마이트'를 춤추다 학생들은 저마다 지닌 재능이 다르다. 장기(長技) 또한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면 '고양이가 숨겨둔 발톱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Tak이네 학급에 수업하러 가는 것이 싫지 않다. 그 반 수업은 내심 기다려진다. 친구들끼리 서로 협력하고 함께 하려는 학생들이 유난히 많은 학급이다. 교육과정 운영상 피치 못하게 일주일에 한 번, 7교시 수업이 있다.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7교시에 그반 영어 수업이 있다. 그러나 걱정 없다. 그 반은 7교시일지라도 공부할 준비가 되어 있다. 텐션이 그대로 살아 있다. 지치지 않는 반이다. 졸린다며 엎드려 있는 학생도 없다. 이만하면 교사를 할 맛이 난다. 이런 반이라면 수업할 만하다. 하지만 그 반에서 손이 많이 가는 학생이 있다. 바로 Tak이다. 유치.. 더보기
열라 창의적인 타이포셔너리 달인 납십니다 학생들은 저마다 지닌 재능이 다르다. 장기(長技) 또한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면 '고양이가 숨겨둔 발톱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몇 년 전 수업 시간에 타이포셔너리(그림 단어) 활동을 한 적이 있다. 학생들은 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그 에피소드를 브런치에 발행한 적이 있다. https://brunch.co.kr/@mrschas/164 06화 타이포셔너리를 아시나요? - 그림 단어 만들기 | 란? '타이포 그래피' + '딕셔너리'를 합성하여 줄인 말로, 단어를 그 의미와 일치하도록 그림으로 꾸며서 누가 보더라도 그 단어의 뜻을 유추할 수 있도록 만 brunch.co.kr/@mrschas/164 올해도 자유학기 '동아리'에 타이포셔너리 강좌를 개설했다. 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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