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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실 엿보기

꼴난 영어 부장 신학기가 되면 할 일이 많다. 그중에 영어부장을 뽑는 일은 참 중요하다. 영어부장이 잘 정해지면 한 해 수업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영어부장은 영어를 잘할 필요는 없다. 투표를 하여 뽑는 것도 아니다. 첫 시간에 자원하는 사람이 하면 된다. 그러나 교실마다 그 영어부장을 해보겠다는 학생이 수두룩하다. 만고에 통하는 방법, 바로 가위, 바위, 보를 한다.가까이 있는 사람끼리 예선을 한 후에 다시 이긴 사람끼리 가위, 바위, 보를 한다. 준결승, 결승을 거쳐 최후의 1인이 영어부장이 된다.   "얍!" 기합을 넣으며 가위, 바위, 보를  하는 학생이 있다. 그런가 하면 침 점을 쳐보고 하기도 하고 두 손을 비틀어서 위를 향해 손 안을 들여다보는 등 이겨보려고 별 방법을 다 동원한다. 꼴난 영어부장이 뭐라고?.. 더보기
멘티 딱지 떼기 오래전에 미국인과 스카이프 영상을 통해 화상 영어 연수를 받은 적이 있다. 6개월간 멘토에게 영어 교수법을 배우고 소통했다. 그때는 ZOOM이란 것이 없었다. 웹캠을 컴퓨터에 장착하고 스크린을 통해 화상 통화로 수업했다. 나의 멘토는 홈스쿨링 강사를 하시는 분이었다. 그래서 매 시간 나의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알려주려고 노력하셨다. 나의 멘토, Vony, 그분은 퇴직 교사이기도 했다. 평생 학교에서 사용했던 자신의 수업 자료를 전해주려고 애쓰셨다. 그분은 나의 영원한 멘토였다. 매시간 그분이 지지해 주고 도와주니 화상 통화 연수시간에 자존감이 올라갔다. 멘토로 부터 습득한 수업 스킬을 내 수업에 녹여 잘 활용해오고 있었다.  [Vony가 보내온 메일, 다양한 수업 자료를 소개받음]  그 이후, 뉴욕 부근.. 더보기
텐션을 끌어 올리다 학생들은 저마다 지닌 재능이 다르다. 장기(長技) 또한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면 '고양이가 숨겨둔 발톱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 교육 소식지 단골 취재거리 중 하나는 댄스 동아리, '텐션'의 활약에 관한 것이다.[텐션의 공연을 취재한 학교 신문 기사 캡처]청일점 Jun의  춤사위는 누가 봐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Jun은 여자들만 있는 댄·동·*에서 자신감 있게 활동했다. Jun에 대한 인상이 오래도록 잊히지 않고 있다. Jun이 졸업하여 학교를 떠났지만  댄동의 인기는 여전했다. 댄동은 스포츠 데이나 축제, 합창 대회, 졸업식 등에서 특별 출연하여 화려하게 텐션을 끌어올려주곤 했다. 그런 멋진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댄동 멤버들은 초대형 거울 앞에서 방과후에 댄스 연습을 했.. 더보기
짓궂은 것은 감기였다 코로나가 그토록 온 세상을 괴롭히더니 이제는 감기며 독감까지 함께 설쳤다. 한 반의 과반수가 감기 환자일 정도였다. 온통 감기였다.나는 유독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왜냐하면 아들이 병상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아들이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이 복잡해진다. 그래서 나는 코로나 시국, 4년 여 동안에 단 한 번도 마스크를 벗고 수업한 적이 없다. 나 자신을 보호해야만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을 때부터 마스크를 벗고 수업했다. 당연하다. 마스크를 낀 채로 수업하는 것은 상상 그 이상으로 힘들다. 나도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싶은 맘이 굴뚝같았다. 어느 날 수업하러 갔더니 교탁 옆에 허접한 그림 한 장이 있었다."이게 뭐냐?""선생님들.. 더보기
아무래도 방목형 담임인 듯 쉬는 시간마다 담임이 자기 학급을 챙기는 분이 있다. 그런가 하면, 그냥 중요한 것만 챙기고 대충대충 넘어가는 담임도 있다. 그런 분을 일컬어 '방목형' 담임이라 한다. 담임이 꼼꼼하게 잘 챙기는 학급은 오히려 교과 시간에 말썽을 피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담임의 눈길을 피해 교과 시간에 허튼짓을 하곤 했다. 그런데 방목형 담임인 학급은 교과 시간에 바짝 긴장한다. 담임에게서 느끼지 않았던 분위기가 익숙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럴 경우, 그런 학급은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한다. 연대의식이 끈끈하다. 10반 담임은 방목형인 것 같다. 나는 그 반의 부담임이다. 부담임은, 담임이 출장을 가거나 부득이한 경우가 생겼을 때 담임 역할을 대신한다. 10반 담임은 신규 발령을 받은 체육 교사다. 스포츠 데이 때, 10.. 더보기
이런 학급 또 없습니다 자유학기 시간에, Mr. Men의 독후활동으로 '한 줄 평 쓰기'와 '캐릭터 그리기'를 했다. 읽은 책을 한 줄로 요약하는 활동에 학생들은 진지했다. 그 시간에는 휴대폰을 지참하도록 했다. 모르는 단어가 있더라도 후루룩 읽어가는 '읽기 기법'이 있긴 하나 꼭 찾아 봐야할 단어가 있으면 자기의 휴대폰으로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주제선택, 'Mr.Men 읽기' 수강생들의 '캐릭터 그리기' 독후 작품을 정리하다 보니 유독 한 학급이 눈에 띄었다. 대부분의 우수작품이 그 학급에서 나왔다. 그 학급의 담임은 미술 선생님이다. 그래서였을까? 10개 학급 중에 그 반 학생들의 작품은 대체적으로 멋졌다. 그래서 담임께 메시지를 보냈다. 그랬더니 담임 선생님도 학생들 작품에 감동하셨다는 답장을 보내왔다. 그 작품을 나.. 더보기
그들의 교집합은 과학이었다 학생들은 저마다 지닌 재능이 다르다. 장기(長技) 또한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면 '고양이가 숨겨둔 발톱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두 개 학년을 가르치고 있다. 학년을 '걸치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다. 한 개 학년만 전담할 때보다는 긴장이 더 된다. 1학년 수업을 한 후에 그다음 시간에 2학년 교실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 그래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2학년 수업을 하는 학급에 이미 아는 학생도 있었지만 낯선 학생이 꽤 있었다. 그 반의 So는 지난해 가르쳤던 학생이 아니었다. 기가 좀 세 보였다. 새 학년, 첫 시간이었다. 1단원 학습지를 배부하는 중이었다. "저어기, 선생님, 아무래도 이건 잘못된 것 같은데요." 미처 수업 진도가 나가지도 않은 학습지에서, So가 .. 더보기
좌충우돌 사춘기 소나타 학생들은 저마다 지닌 재능이 다르다. 장기(長技) 또한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면 '고양이가 숨겨둔 발톱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Hee에 대한 첫 기억 지난해였다. Hee의 담임이 코로나에 걸렸다. 나는 그 반의 부담임이었다. 그래서 한 주간 동안 담임을 대신하여 그 반을 관리했다. 학년 초에는, 배부된 통신문 하단에 있는 절취선을 잘라 회신받아야 하는 게 많다. 당연히 부모님의 사인이 필요한 것들이었다. Hee는 그때까지 대부분의 회신문을 제출하지 않았다. 그래서 궁리했다. 어떻게 하면 Hee 에게서 그 밀린 회신문을 다 챙겨 받을 수 있을까? 일단 예쁜 L자 파일에 통신문을 챙겨 담아 Hee에게 줬다. 그리고 Hee의 부모님께 전화하여 협조를 부탁했다. 그다음 날이었다. "짠~"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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