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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실 엿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27】일타강사를 소개합니다 [시점의 힘 ]이라는 책을 읽은 후에 글 쓰는 관점이 다소 달라졌습니다. 또한 브런치 북, [ 전지적 뚠뚠이 시점]을 1편부터 4편까지 단숨에 손뼉, 발뼉까지 치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래서 입니다. ['시점의 힘'이라는 책 / '전뚠시' 1~4편까지의 브런치 북]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중학교 1학년입니다. 오늘 저를 한 번 소개해 보려고요. 저는 남학생이고요. 아직 여친은 없어요. 제 이름은 '도일'입니다. 구도일ㅎㅎ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가요? 맞아요. S-오일, 그 회사 로고로 사용되는 캐릭터죠. 아, 지금 거울을 보니 그 '구도일'이라는 캐릭터가 저랑 많이 닮았네요. (아마도 '굿 오일'을 소리 나는 대로 하여 그 회사가 GOODOIL이라는 캐릭터를 만든 것 같네요. 멋진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26】내 생의 마지막 '스승의 날' 들판에서 나물을 캐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해가 뉘엿뉘엿 지면 소쿠리에 담긴 나물을 굳이 뒤집어 부풀렸다. 부피가 많아 보이도록 하고 싶었다. 그래야 칭찬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물을 그만 캐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하필 발밑에 싱싱한 나물이 눈에 띄곤 했다. 그러면 논두렁에 앉아서 나물을 더 캤다. "꼭 집에 가려고 할 때면 나물이 더 많이 보이네." 조무래기들은 돌아가던 길을 멈추고 허겁지겁 다시 나물을 캐곤 했다. 그러면 이내 사방이 어둑해졌다. "원래 그런 기라. 집에 갈라카마 좋은 기 더 마이 보이는 기라." 할머니는 소쿠리에 가득 담긴 나물을 받아 들며 말씀하셨다. 그것이 잘했다는 칭찬으로 들렸다. 50여 일 정도 수업을 하고 나면 나는 교직을 떠난다. 요즘 들어 부쩍 학생들이 ..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24】저는 '마혜자'입니다만 당신은 '마해자'신가요? 요즘 학생들은 신조어 제조기처럼 말을 곧잘 만든다. 그들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러나 자기네들끼리는 잘 통한다. 그럴 때마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J가 하필 '쓰기' 수행평가 보는 날 결석했다. 그다음 날 등교한 J에게 을 발부해 주었다. "점심 식사한 후에 곧바로 교무실로 오는 것 잊지 마. 영어 수행평가 봐야지." J가 점심을 우선으로 먹은 후에 수행평가는 보러 오지 않을 것 같아 살짝 걱정이 됐다. J로 말할 것 같으면, 걔는 공부에는 관심 없는 학생이다. P가 그의 남친이다. 지난해부터 그들은 꽁냥꽁냥 잘 지내는 사이다. 쉬는 시간마다 그들은 자석처럼 붙어 다닌다. 복도나 구름다리에서 둘은 손을 잡고 있기도 한다. 아무튼 J는 열애 중이다. J는 영어에 대한 기본 실력이 ..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23】숨이 멎을 것 같았어요 지난해 가르쳤던 E는 '함구증'이었던 것 같다. 1년간 그 학생이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래도 모둠별 과제에 동참하고 수업시간에 집중도 잘했다. 졸지도 않았다. 학습지 과제나 교과서의 빈칸을 채우는 걸 보면 수업 내용을 다 이해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나의 수업은, 모든 학생들이 예외 없이 순서대로 발표를 하거나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E의 순서가 되면 학생들은 조용해진다. 나는 E가 잘 해낼 수 있도록 유도한다. 가령 대화를 듣고 답을 체크하거나 선다형 문제 등을 하도록 한다. 그럴 때마다 E는 손가락으로 정답을 가리켰다. 학생들은 그런 E를 놀리지 않았다. 대신에 E가 답을 잘 맞히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와우~ 워얼~" 그럴 때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모둠별 수행 평가 때였다. 모..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22】폰트 출시 스토리 캘리그래피를 배우면서 폰트 출시에 도전해봤어요. 제가 출시하겠다고 의뢰한 폰트는 '최종본'입니다. 옆 자리의 동료께 "이 글씨 어때요?" 했더니 손뼉을 치면서 좋아합니다. "그 폰트로 시를 쓴다면 참 예쁠 것 같아요."라고 합니다. [궁서체 / 공병각체] 한 학생에게 어느 필체가 제일 좋으냐고 물어봤더니 세 번째 글씨가 감성이 있어 보여서 좋다고 합니다. 저는 어느 것을 선택할지 고민을 한참 하다가 '최종본'을 출시하겠다고 의뢰했습니다. 2주 후에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폰트가 나올 예정입니다. 뿌듯하네요. 폰트체 이름은 '향기와찬양체'입니다. 손글씨에 자신이 없었지만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도전을 해보았습니다. 캘리그래피 강의를 3개월 더 참석하고 나면 필체가 좀 더 수려해질 것 같습..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21】창피함은 내 몫이었다 캘리 그래피 시간이 돌아왔다. 5~6교시 연강이다. 앞 시간인 5교시 수업 중에 칠판에 부착되어있는 교내 욕설 없는 주간, '고운말'에 관한 이모티콘이나 캘리 작품 공모 라는 안내문을 발견했다. - 우리 이번 시간에는, 반듯체, 공병각체, 또박체, 세로선 사선으로 긋기, 전체 둥글게 쓰기, 흘림체 등을 잘 연습하고 다음 시간에는 '고운말' 공모에 출품할 캘리 작품을 만들어 보기로 해요. 라고 말씀하시며, 강사 선생님이 계획된 수업을 변경하여 고운말 관련 캘리그래피 작품 만들기로 진행하셨다. 6교시에 학생들에게 종이를 하나씩 나눠주고 욕설 없는 주간을 맞이하여 광고 원고처럼 카피를 생각해서 캘리그래피로 표현하기로 했다. 나는 무슨 말을 써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아서 칠판에 적힌 샘플 문구를 보고 글씨를 썼..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20】무드가 있는 위로 지난 화요일이었다. 그 전날 밤에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고 악몽을 꾼 것도 아닌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시쳇말로 '조시'가 영 아니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어지러운 것은 아니나 뭔가를 할 수 없는 몸 상태였다. 열이 나는 것도 아니었다. 그날은 수업을 5시간이나 해야 하는 날이었다. 한두 분의 교사가 코로나 확진으로 출근을 못하는 판국에 내가 병가를 낸다면 여러 사람에게 민폐가 될 것은 뻔한 일이었다. 기어서라도 학교에 가고 싶었다. 내 수업은 내가 감당하고 싶었다. 침대에서 살며시 일어나서 학교 갈 준비를 어찌어찌 끝냈다. 그러나 그다음은 도저히 발걸음이 떼어지지가 않았다. 그런 몸으로 교실에서 수업을 장악하고 학생들을 끌고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서너 번 현관문 쪽.. 더보기
【 영어교실 엿보기 19】영어보다 축구에 진심인 영어 교사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역사가 짧지만 학생들이 반듯하고 학력이 우수하다. 그래서 매년 신입생이 많이 몰려온다. 학급 수가 줄고 한 학급의 재적이 줄어드는 추세인 요즘, 우리 학교는 예외다. 과대 학교, 과밀 학급이다. 그러한 것에 비하면 우리 학교 학생들의 축구실력은 별로였던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생각을 완전히 둘러엎는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학교 미들스타 팀이 승승장구하더니 결국 결승 고지까지 도달했다. 우리 학교 미들스타 팀에는 축구를 전문적으로 했던 축구부 출신도 없고 개인 기량이 뛰어난 학생도 없었다. 나는 사제동행 축구시합을 할 때 직접 그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봤었다. 그들은 일단 근성이 부족하고 필드에서 상호 대화하는 요령도 없었다. 경기 도중에 실수하는 친구를 원망하며 구시렁대는 소리가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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