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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신발 벗어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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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벗어두고

 

그가 실내화를 벗어두고 나갔다 

 

변명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그는

로는 로봇 같지만

그게 바로, 만성적인 그의 근성이다

 

그는 실내화를 벗어놓고 일상의 바다로 간다 

어떤 날은 가지런히

 어떤 날은 내던

 

그가 뛰어들 파도의 높이는

벗어둔 실내화를 보면 안다

 

내가 벗어던진 신발은 늘 어지럽다

 일상처럼

 

할머니가 벗어둔 코고무신은 반듯했다

몇 번이고 신발을 정돈한 후에 극약을 삼키셨나 보다

삶을 내던질 사람은

신발 매무새를 가지런케 하나 보다

더 이상  일이 없던 

할머니의 신발은 나란히 차근했다

 

그의 실내화는 적당하게 널브러져 있다

내가 벗어던진 신발은 헤벌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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