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38. '알고리즘'이 보내준 보석같은 선물, <파친코> 를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유튜브 AI가 나에게 적합하다고 여겨서 추천 영상을 띄워 주어서 뜬금없이 알게 된 것이다. 파친코에 대해서 알아 봤다. 파친코(Pachinko)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 (Min Jin Lee)의 장편소설로, 2017년 미국에서 출간됐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부산에서 살던 훈이와 양진 부부와 그들의 딸 선자에서부터 시작해 선자가 일본으로 이주해 간 후 낳은 아들과 그의 아들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친 일가족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재일교포들이 일본에서 겪는 멸시와 차별과 그 속의 처절한 삶을 그리고 있다. 소설의 제목인 파친코는 일본의 대표적인 사행사업으로, '자이니치'의 삶에서 그나마 가능했던 직업인 파친코 사업과 이 사업을 둘러싼 그들의 처절한 삶을 적나.. 더보기 37. 픽션같은 넌픽션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강미의 곁으로 달려왔다. 죽었던 것 같았던 나무들의 가지마다 생명의 호흡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강미는 봄이 오면 언제쯤 꽃이 만발할 지를 잘 안다. 아버지가 떠나시던 날, 상여에 꽂혀 있던 종이꽃보다 더 화려하던 만산의 진달래와 들길의 개나리를 잊지 않고 있다. 달력을 챙겨보니, 어라, 아버지의 40주기 기일이 오늘, 내일인데 벌써 윗녘에 꽃이 만발했다면, 남녘의 고향, 그곳에는 이미 벌써 봄이 찬란하게 한바탕 꽃을 피우고 지나갔을 게 뻔하다.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인 게 맞다. 봄이 더 빨리 오는 걸 보니 그렇다. 고향, 희숙이네 샘물 가에 있던 복숭아꽃과 살구꽃은, 떠나 버린 사람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변함없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졌을 것이다. 누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던.. 더보기 36. 단골 미용실은 정하셨나요? 코로나 팬데믹을 겪는 기간 동안에 유난히 뜸하게 들리는 곳이 미용실이다. 코로나가 아니어도 2~3개월에 한 번 정도 미용실에 갔었다. 참 오랜만에 '그' 미용실에 들렀다. 코로나 시기에는 공공장소에 가는 발길을 끊었다. 나 때문에, 소속된 학교의 모든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2주간씩이나 자가 격리를 하게 된다면 그 미안함이 오죽할까 싶어서 아예 원천 봉쇄하듯이 생활을 했었다. 그래서 새치 머리를 염색하러 미용실에 가는 일을 대신하여, 염색 도구를 사서 셀프 염색을 했었다. 몇 달 전엔가 들렀던 단골 미용실 원장님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백신 후유증을 심하게 앓았다고 했다. 협심증이라는 병을 얻게 되었고 허리가 끊어지게 아프다고 했다. 별일 없기를 바라면서 내심 걱정이 됐다. '그' 미용실을 어렵사리 .. 더보기 35. 교회 후배, '은도' 꿈도 진로도 모른 채로 뭔가에 떠밀려서 나는 '진주여고' 학생이 되었다. 집안 형편이 딸내미를 타 도시에서 공부를 시킬 정도가 아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들이 잘 맞아떨어져서 집을 떠나서 진주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러나 몇 주만에 학교를 그만둬야겠다는 맘이 생겼다. 이러다가는 집안 살림이 거덜 날 것 같았다. 학교생활을 더 하느니 마느니 하며 부모님과 티격태격했다. 겨우 마음을 잡고 진주에서 1년을 보낸 후에, 교회에 다녀야겠다고 맘먹었다. 학급에서 제일 예뻤던 경아(가명)와 함께 다니기 시작한 교회에서는 그 애에게만 관심을 두는 것 같았다. 그런 취급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나는 그 상황을 견딜 수가 없었다. 경아에게는 말을 하지 않고 다른 교회에 다니기로 했다. 옮겨간 교회에서 '은도'라는 후배를.. 더보기 34. 자존심 만큼의 값을 지불한 영어 '글쓰기' 수업료 연수란 연수는 다 참석했다. 근무 시간 전후는 물론이고 방학 때도 원어민과 함께하는 연수를 꼭 챙겨서 참석했다. 거의 10년이 넘게 '영어 늪'에 빠져서 지냈다. 꿈속에서도 원어민을 만나서 영어로 대화하는 꿈을 꿀 정도였다. 6개월간 미국 현지에 있는 원어민과 화상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연수도 받았고 4주간 미국 델라웨어 주립대학 인턴십 코스도 다녀왔다. 그러면서도 늘 맘 속으로 간절히 바랐던 것은, Intensive Course(심화 과정) 대상자로 선발되는 것이었다. 선발되는 조건을 살펴보니 넘을 수 없는 벽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간절함이 통했는지, 인천시에서 중등 영어 교사 20명을 선발하는 관문에서, 40세를 기준으로 하여 두 파트로 나누어서 선발한다는 공문이 왔었다. 운 좋게.. 더보기 33. 여행은 시(詩)를 낳는다 여행의 감상을 적은 시 몇 편을 올려봅니다. 파도 을왕리의 파도는, 횟집 알바가 샤이니 빛깔 머릴 말총으로 묶고 젊은 티를 내며 일하다가 호텔로 들어가는 연인들의 눈과 마주치면 훌훌 다 내던지거나 또순이로 살겠다는 양가감정이 밀려왔다가 다시 쓸려 가는 그녀의 맘이다 일상이 반짝이는 섬, 소무의도 췌장 뒤에 꼭꼭 숨어 있는 비장 같았다. 소무의도는, 영종대교 지나 무의 대교 넘어서 인도교도 지났으니 ‘뚫어 놓으니 열린 섬이네’라고 그가 말했다. 일상이 반짝이는 섬에 당도한 자들은 코로나 통발에 걸린 듯하다 '황금이'라는 앵무새는 "안녕하세요?"라고 몇 번이나 물어본다 사람이 새장 속에 갇혀 사는데 안녕은 무슨? 매미 한여름 길 위에 처참하게 죽어있는 매미 맴맴 맴맴맴 간 밤 시끄럽게 울던 그 매미인가? 숱.. 더보기 15) 너의 23~30대는 어디로 가고? 뭐니 뭐니 해도 인생의 황금기는 20대~30대일 것이다. 23살, 대학 3학년 2학기에 자전거 사고로 덜컥 누워버린 아들은, 인생의 황금기를 고스란히 침대에 누워서 의식 없이 보내고 있다. 33살이 된 지금도 무의식 상태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생때같은 아들을 그렇게 눕혀두고도 부모인 우리는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여행도 다닌다. 신경 정신과 선생님과 상담을 받는 중에, 더보기 32. No.46 구독자 국민가수 이솔로몬의 산문집 [1박 2일로 만나는 길] 지난겨울 방학 때, 일요일 오후마다,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우리 부부의 삶에 창을 열어주는 듯한 일이 생겼다. 10년간은 아들의 간병으로 짬이 나지 않았다. 아들이, 활동 보조사들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일, 월요일 이틀간은, 오후에 3시간 동안 두 명의 활동 보조사가 동시에 근무하는 때라서, 아들의 재활운동을 위해서 휠체어에 싣고 내리는 일의 전담이었던 남편의 손길이 필요치 않았다. 아들의 곁을 잠시 떠나도 되었다. 이 평범한 여유로움이 우리에게는 숨통을 틔우게 하는 큰 힐링의 시간이었다. 우리는 마치 금광을 발견한 자들만큼이나 신이 났다. 남편과 함께 동네 주변 산책로를 걸었다. 추운 겨울이었는데도 훈훈했다. "이럴 게 아니라 매주 1박 .. 더보기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 47 다음